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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의 '최애'작 '기생수', 원작 매력 어떻게 확장했나 [D:현장]


입력 2024.03.26 12:20 수정 2024.03.26 12:3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4월 5일 넷플릭스 공개

'기생수'가 원작의 메시지는 이어가되, '한국판'만의 개성을 덧입혀 새로운 흥미를 전한다.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전소니 분)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가 원작이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기생수')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아시다시피 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원작은 바이블 같은 존재다. 만화를 보다 보면 그렇지 않나. 깊게 빠져들게 되고, 세계에 몰입하게 된다.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그런 상상도 하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더불어 "최애 작품을 성덕으로서 작업을 한 느낌이라 더 남달랐다"라고 특별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작과는 같은 듯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연 감독은 "원작자에게 편지를 보내 '이런 아이디어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다행히 좋아해 주셨다. '마음대로 해봐라'라는 메시지를 받고 기획, 개발에 돌입했다"고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이 작품은 원작이 가진 공존이라는 주제를 마찬가지로 담고 있다. 인간과 기생생물 사이에 있는 수인이라는 인물은 일종의 회색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주제와 잘 맞닿아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 부제도 '더 그레이'를 붙였다"라고 말했다.


류경수 작가는 '빠른 전개'를 원작과의 차별점으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일본 원작을 보면 기생생물들의 존재가 굉장히 천천히 알려진다. 그들도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주어지는 편이다. 그런데 한국은 워낙 SNS가 발달해 있기도 하고, 대중들 앞에서 기생생물이 나타나며 시작한다면, '더 그레이' 같은 대응팀이 일찍 조직이 될 것 같더라"라며 "인간이 빠르게 기생생물을 알고 대응하고, 기생생물도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해 더 빠르게 알아가는 부분이 원작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몸을 노린 기생생물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시작하게 된 수인의 역할이 특히 중요했다. 수인의 이야기를 통해 '공생의 의미'라는 '기생수'의 메시지가 전달이 돼야 했던 것이다.


기생생물과 인간을 오가며 그 간극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전소니는 "삶에 대한 의지가 없던 사람이 기생생물과 공존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오히려 강한 의지를 가지게 되는 수인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아무래도 기생생물이 들어와 있을 때의 모습은 온전히 내가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수인을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하이디를 연기할 땐 다른 기생생물들과의 공통점을 염두에 두면서, 또 그들과는 약간 다른 포인트들도 떠올렸다"고 디테일을 강조했다.


CG를 통해 현실감도 높였다. 연 감독은 기생생물 구현 과정에 대해 "얼굴이 열리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했다. 배우의 얼굴에서 괴물이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도전이었다. 기존에도 크리처 작업을 해봤지만, 전엔 형태가 일정했다면 이번엔 시시각각 형태를 변형시키는 존재다.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다. 디자인은 '사실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감독님이 시연도 해주시고 디렉팅도 명확하게 해 주셨지만, 내 상상과 얼마나 일치할지는 알지 못했다.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의심하지 말고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기생생물과 맞서 싸우는 그레이 팀의 화려한 액션을 통해 또 다른 볼거리도 선사할 전망이다. 기생생물 전멸을 위해 모든 것을 건 기생생물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 준경을 연기한 이정현은 "몸을 일단 만들었다. 아령을 차에 두고 액션 전에 아령을 먼저 들고 총을 들었다. 그러면 장총이 조금 더 가벼워지더라. 그런 식으로 노력을 좀 많이 했다. 무술팀과 만나 체력 단련을 하기도 하고, 액션이 간결해야 멋있을 것 같아 연습을 많이 했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기생생물의 정체를 파헤치며 수인과 동행하는 강우 역의 구교환은 '메신저' 역할로 시청자들을 '기생수'로 이끈다.강우에 대해 "회피형 인간이다. 도망 마니아다. 도망쳐서 돌아오게 됐는데 수인과 하이디를 목격하면서 덜 도망치려고 용기를 내는 인간이다"라고 설명한 구교환은 "극중에서 강우가 보는 정보들이 많은데 시청자들에게 알려드려야 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해효는 인간적인 면모로 따뜻함을 불어넣는다. 인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남일경찰서의 고참 형사 철민 역에 대해 권해효는 "다른 캐릭터는 범상치 않은데, 저는 현실적이고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럼에도 다른 캐릭터들과 공통점이 있다면, 조직 안에서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조직 안에서 배제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유로 혼자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연대하는 이야기다. 그 안에서 내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기생수'는 4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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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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