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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지방선거 참패…물가폭등에 발목 잡혀


입력 2024.04.01 16:53 수정 2024.04.01 17:04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여성 공무원이 튀르키예 이스탄불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3선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중간평가 격인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정치적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81개 주 중 35개 주에서 승리했다. 특히 CHP는 주요 5대 도시인 이스탄불·앙카라·이즈미르·부르사·안탈리아에서 모두 승리했다.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24개 주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날 튀르키예는 390명의 시장, 973명의 구청장, 5만 336명의 지방의회·시의회 의원을 새로 선출했다. 이중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이스탄불에서는 공화인민당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이 10% 넘는 차이로 정의개발당의 후보를 따돌리고 연임에 성공했다. 수도 앙카라에서도 공화인민당 후보인 만수르 야바스 현 시장이 59%의 득표율을 기록해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로이터는 “박빙이었던 여론조사와는 달리 선거는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며 “이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과 연속된 경제정책 실패 등에 유권자들이 분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지진에 대한 에르도안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피해 복구 지연 문제도 선거 패배의 이유로 꼽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당연히 국민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불행히도 우리 당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으로 촉발된 물가 폭등 현상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 세계 대부분 정부가 고금리 정책을 펼치는데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고집했다. 그 결과 연 50%가 넘는 물가폭등 현상이 일어났고,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60% 이상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 승리하며 3선에 성공한 그는 금리를 다시 올리는 등 인플레를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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