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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부터 '범죄자 심판'까지…한동훈 '100일' 총선 후 운명은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4.10 11:00 수정 2024.04.10 11:0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9일 청계광장 유세로 105일 여정 마감

안정적 당 운영과 시스템공천 도입 평가

새로운 대선주자 등장에 與 지지층 열광

"책임감 있는 정치할 것"…총선 후 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살리기' 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파이널 유세를 끝으로 22대 총선을 위한 여정을 마쳤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참패로 김기현 대표 체제가 무너진 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긴급 투입된 지 105일 만의 일이다. 위기의 국민의힘을 맡아 당을 재편하고 선거 국면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청계광장 마지막 유세에 나선 한 위원장은 "이 정부가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부족한 점이 있고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100일 동안 국민이 지적하면 어떻게든 소통하고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 믿고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이제는 국민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당초 한 위원장은 파이널 유세를 마친 뒤에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이날 자정까지 서울 곳곳을 누빌 계획이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며칠째 분·초 단위로 전국을 돌며 유세에 나선 데 따른 과로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서울 도봉구를 시작으로 15번의 유세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대선 후보도 이렇게는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실 선거기간 돌입 전부터 한 위원장은 한순간의 쉴 틈도 없이 달려왔다. '86 운동권 청산'이라는 어젠다를 제시하고 7080 세대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했고, 곧바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려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잡음이 없지 않았지만, 과거 극심했던 공천 갈등에 비하면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소위 '비명횡사'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차별화가 됐다. 더구나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비명 인사를 내치고 새로 공천을 받은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공영운 경기 화성을 후보,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 등이 각종 비위와 설화에 휩싸이며 이 대표 책임론이 커진 것과 비교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 살리기' 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최재형(종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이혜훈(중·성동을)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물론 위기도 없지 않았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이 대표적이다. "김건희 여사는 왜 수사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이는 상황에서, '범죄자 심판' 프레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슈였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악화까지 감수한 끝에 윤석열 대통령이 "아쉽다"며 한발 물러났다. 국민 눈높이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역시 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야당이 아닌 집권여당"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던 대목이다.


이 밖에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 의·정 갈등 등도 국민의힘이 선거를 풀어나가는 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 전 장관은 귀국 후 대사직에서 물러났고,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정부는 일단 조정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이는 한 위원장이 "국민이 비판하면 우리는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무엇보다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우려와 달리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다. 선거라는 광풍 속에서도 철저히 자기관리를 했고, 수위 높은 발언도 없지 않았지만 선은 넘지 않았다. 선거 과정에서 수많은 설화와 논란을 양산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악재들도 한 위원장에서 비롯된 것은 거의 없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관심은 총선 이후 한 위원장의 행보다. 유학길에 오를 것이란 얘기도 있었지만, 한 위원장은 일축한 상태다. 이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만큼 "총선 후 더 나은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선언도 필요하다"(김재섭 서울 도봉갑 후보)는 의견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한 위원장이 정치에 뜻을 두고 있으며, 총선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복수의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은 "총선 이후 무슨 일이 있을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고 잘 되게 하는데 인생을 걸어보고 바쳐볼 생각"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의 차이는 역사와 시민과 나라에 대한 책임감 있는 정치이고 저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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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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