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프마라톤 대회서 승부조작 사실이 발각된 데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수영 선수들이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났는데 대회에 참가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개막 7개월 전 중국 여자 수영 선수 23명은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타났지만 올림픽에 정상 출전했다.
“샘플이 오염된 것”이라고 자체 결론을 낸 중국은 해당 선수들의 도핑 혐의를 문제없는 것으로 간주해 올림픽 출전을 결정했고,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이를 수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내부 전문가들 반대에도 WADA는 선수들이 도핑 규정을 어겼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중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여자 계영 800m에 출전한 중국은 7분40초33의 기록으로 금메달과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미국은 7분40초73으로 2위를 차지했다. 도핑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금메달과 함께 세계 신기록을 박탈당한다.
도핑 테스트에서 검출된 물질은 트리메타지딘(TMZ)으로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을 향상시키는데 쓰일 수 있어 2014년 1월부터 WADA에 의해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이 이 약물을 복용해 2014년 3개월 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도쿄올림픽 수영 경영에서 중국은 메달 6개(금 3·은 2·동 1)를 수확했다. 여자 계영 800m 금메달 박탈이 확정되면 메달 수는 5개로 줄어든다.
세계수영연맹은 대변인을 통해 "실격과 그에 따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반도핑 규정 위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중국수영협회는 “자국 선수들이 반도핑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따라서 선수들의 동의 없이 사건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핑 검사 양성 반응에도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선수 중 일부는 올해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거 다른 종목에서 도핑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고, 수영에서도 최근 몇 차례 도핑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 승부가 선사하는 감동을 파괴하고, 불신을 키운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해당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국제 스포츠계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앞서 중국 베이징 하프 마라톤의 승부 조작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베이징 하프마라톤 조직위원회는 결승선을 앞두고 속도를 늦춘 외국인 선수 3명이 중국 선수의 기록을 높이기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페이스메이커로 참여한 4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1명이 도중에 경기를 포기했지만 3명은 중국 선수에 앞서 달리다가 마지막 2㎞를 남기고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췄다”며 “그 결과 중국의 허제 선수가 1시간3분44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우승자인 허제 선수와 이어 들어온 아프리카 선수 3명 등 총 4명의 기록을 취소하고 메달과 상금도 회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