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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IP 발굴 및 확장…도약 위한 넥스트 스텝은 [한드 리메이크, 세계로③]


입력 2024.04.20 07:13 수정 2024.04.20 07: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원작 훌륭해도, 현지 시청자 니즈에 맞게 각색 작업"

드라마 제작사 SLL은 자사 드라마 IP 리메이크 계약을 다양한 문화권과 연이어 성공시켰다. 동남아시아 OTT 뷰와 손 잡고 '재벌집 막내아들은'을 리메이크 하며 '힘쎈여자 도봉순'은 말레이사아 버전판으로 만들어진다. 튀르키예에서는 '닥터 차정숙'이 리메이크 돼 방영됐으며 '킹더랜드'도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중동에서는 제작사인 중동 MBC와 함께 지난 2018년 방송된 드라마 ‘미스티’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드라마 ‘괴물’의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SLL은 이 같은 결과를 소개하면서 한국 드라마의 해외 리메이크 동향 변화가 콘텐츠 성격의 이분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SLL 유통팀 이민정 팀장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인도는 채널향 콘텐츠(일일드라마, 발리우드)가 메인 콘텐츠였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발리우드식 콘텐츠 시장 사이에서도 OTT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시장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Limited Series(후속시즌이 없는 작품)에 대한 니즈도 높아져서 과거 대비 한국드라마 포맷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미권 드라마는 후속 시즌을 고려하여 스토리 구성을 하는 것이 특징이 있는 반면에, 한국드라마는 후속시즌을 겨냥한 드라마 제작은 거의 안 하고 있어서 6-8부작 OTT 오리지널 콘텐츠에 녹일 수 있는 스토리가 많이 있다"라고 전했다.


SLL이 판권 계약을 맺은 뒤 리메이크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현지 제작사가 현지 시청자 타깃으로 각색 및 기획에 착수하고, SLL 측은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이 원작과 많이 달라지지 않도록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이민정 팀장은 "다만 원작이 아무리 훌륭해도 리메이크작이 현지 시청자 니즈에 맞게 각색이 되지 않으면 선택받지 않을 수도 있기에 현지 제작사의 크리에이티브 영역은 존중하는 방침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메이크로 얻는 효과는 SLL이라는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IP에 대한 신뢰도 상승, 간접 홍보다. 예를 들어, 작품 론칭 초기에는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권 대비 상대적으로 미주, 유럽 쪽에서 잘 알려지지 않더라도, 튀르키예에서 '닥터 차정숙'을 리메이크하면 터키 드라마가 잘 판매되는 남미, 유럽 국가까지 SLL의 좋은 IP가 자연스럽게 소개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민정 팀장은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수출 시장 전망에 대해 "타 콘텐츠 수출 시장 대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리메이크에 적합한 국내 우수한 원천 IP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면,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IP 개발 및 사업 영역의 확장을 통해 K-콘텐츠의 저변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안방에서 바라본 한드 리메이크 전망


일본은 '겨울연가' 이후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드라마를 손쉽게 볼 수 있는 나라로 붐이라는 말이 지난지 오래다. 기존의 서로 작품을 수출입하며 교류하는 것을 떠나 좋은 작품들은 서로 리메이크권리를 사서 재제작하여 재평가를 받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리메이크를 떠나 일본작품에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하면서 일본드라마가 한국드라마를 따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표작이 채종협과 니카이도 후미가 주연을 맡았던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영훈 일본비즈니스센터장은 "일본에서는 리메이크에 기대기보다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되, 한국 드라마의 설정을 넣는 추세가 시작됐고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풀하우스', '싸우자 귀신아', '시그널' 등 리메이크 하는 작품마다 사랑을 받고 있는 태국에서는,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태국 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태국 방송 시장은 리메이크 현지화 전략은 물론 제작 환경 등이 좋아지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가 리메이크 될 것으로 본다"라고 바라봤다.


아직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시장 불모지인 유럽은 한국 방송영상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퀄리티가 지속적으로 보장된다면 영상산업 교류 협력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미주유럽수출지원팀 이윤진 팀장은 "지난 3월 프랑스 릴에서 열린 시리즈 마니아(Series Mania) 행사 때 콘진원-CNC(국립영화영상센터)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시리즈 마니아-BCWW 간 상호 교류, 인재양성 등 양국간 협력을 확장해 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시리즈 마니아 행사에는 콘진원 프랑스센터(센터장 김문주)가 주관해 한국 드라마 프로젝트 쇼케이스 및 비즈니스 미팅 이벤트 'K-IP 와이드 오픈'을 개최했고, 행사를 통해 CJ ENM, SLL, 래몽래인 등 한국 주요 드라마 제작기업의 유망 프로젝트가 소개됐다"라고 전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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