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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지 않으면 무엇이 여성인가"…일본 외무상 발언 논란


입력 2024.05.19 14:52 수정 2024.05.20 02:3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선거 유세 과정에서 자민당 추천 후보 지지 호소하며 발언

"출산 어려운 여성 배려 결여" 비판에 발언 철회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EPA/연합뉴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여성에게 출산의 의무를 강요하는 듯한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하루 만에 발언을 철회했다.


19일 연합뉴스는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을 인용, 가미카와 외무상이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를 앞두고 전날 시즈오카시에서 집권 자민당이 추천한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에서 “이분을 우리 여성이 낳지 않으면 무엇이 여성인가”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여성인 가미카와 외무상은 시즈오카현을 지역구로 둔 자민당 중의원(하원) 의원으로 차기 총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유력 정치인이다.


자민당은 오는 26일 치러지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 남성인 오무라 신이치 전 시즈오카현 부지사를 추천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전날 과거 선거 연설에서도 “낳는 것의 고통이 있지만 꼭 낳아 달라”고 말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현장에서는 논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연설 현장에는 여성이 많았고, 그의 발언에 100명이 넘는 청중이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미카와 외무상의 발언이 대외적으로 전해지며 야당과 언론 등에서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의 발언에서 ‘낳다’는 용어는 ‘새로운 지사 선출’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성’과 함께 언급되며 ‘출산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새로운 지사를 탄생시키자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출산하고 싶어도 곤란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 오사카 세이지 대표 대행은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성평등과 선택적 부부 별성 제도에 찬성하지 않는 자민당 체질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결국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날 오전 시즈오카시에서 취재진에 “진의와 다른 형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진지하게 수용한다. 여성의 힘을 발휘해 (새로운) 지사를 탄생시키자는 의미로 말했다”는 해명과 함께 논란의 발언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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