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세수에 따라 지역별 격차 더욱 벌어진다는 우려
현행 공동과세 비율 50%…60~100%까지 시나리오 분석
비율 높이면 부유한 지역 반발 뒤따를 듯…법안통과도 변수
서울시의회가 서울 25개 자치구 사이 재정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를 강화하자는 논의에 착수했다.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를 강화해 재정 불균형을 줄이고, 어느 동네에 살든 균등한 공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최근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개선 방안'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시 전체에서 걷힌 재산세의 50%를 서울특별시분 재산세로 하고, 이를 25개 자치구에 균등히 배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도 불구하고 2020년 강남구로 가는 재산세는 강북구의 5.1 배, 2021년에는 5.3 배, 2022년에는 5.4 배로 벌어졌다. 강남구에 고가 주택이 많아 애초에 징수되는 재산세의 금액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연구 과업 지시서에서 "이대로라면 향후 격차는 더 벌어진다"면서 "자치구 간 재정 격차는 시의 균형발전을 해치고 차별적인 행정·복지서비스 제공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민 누구나 차별 없이 균등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조례 개정의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연구 용역을 통해 현재 50%인 공동과세 비율을 60%에서 최대 100%까지 올릴 경우 자치구마다 재정 격차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기로 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울특별시 시세 기본 조례' 개정안 마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제로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갈 길은 멀다. 우선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토대로 각 자치구와 주민 반응 등을 충분히 수렴해 논의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우선 국회에서 서울특별시분 재산세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이 비율을 60%로 높이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내 처리되지 못했다.
재산세가 많이 걷히는 자치구와 그 주민들을 설득하는 문제도 있다. 재산 문제라는 점에서 민감한 반응이 뒤따른다는 점도 중요 변수다.
재산세는 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집값이 비싼 지역은 자동으로 많이 납부해야 하는 구조다.
행정자치위 관계자는 "실제 조례 개정까지는 절차가 많이 남았지만 자치구에 따라 재정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점을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