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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물러선 남북…숨 고르기? 폭풍 전야?


입력 2024.06.13 04:00 수정 2024.06.13 04:0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北, 도발 멈추자 푸틴 방북설

이르면 내주 푸틴 방북 유력

"北, 이후 행보는 상대성

탈북민단체에 달려 있어"

지난 6일 조선소년단 창립 78주년 경축 야회가 열린 평양 김일성 광장의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무차별 오물풍선을 살포하던 북한이 최근 추가적인 도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남북이 자연스레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며칠 전만 하더라도 양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 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마치 폭풍 전야 속 고요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내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유력해지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NK뉴스는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영상사진을 분석해 고려항공 항공기들이 지난 6일부터 10일 사이 공항 터미널 건물 근처 계류장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규모 대표단의 방문을 앞두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하기 직전 동일한 조치가 취해진 바 있다.


이외에도 곳곳에서 북한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플래닛 랩스가 11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통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이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전통적 연대감, 친밀감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1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 국경일인 12일 '러시아의 날'을 맞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사실과 그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앞으로 계속 이어지게 될 우리들 사이의 의미 깊은 유대와 긴밀한 동지적 관계는 새 시대 조러(북러) 관계의 만년 주석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며 "공동의 지향과 이상으로 굳게 뭉친 두 나라 인민의 앞길에는 언제나 승리와 번영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이 그간 도발을 멈춘 이유 중 하나로 푸틴의 방북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푸틴 대통령 방북에 앞서 한반도 긴장 수위를 조절하기 시작했단 분석이다. 실제 북한은 '새로운 대응'을 예고했지만, 오물 풍선 내용물 수위는 오물·삐라에서 폐지와 비닐 같은 쓰레기로 점차 낮아지고 갯수 또한 줄였다. 대남 확성기는 설치 수준에서 그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북한의 도발은 연계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오려고 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을 조성할 경우 여러가지 불편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일단 북한이 자신의 도발을 자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하고 있는 위성 발사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거리 로켓, 탄도 미사일 등 미사일 종류 시험 발사의 경우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상관없이 계속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北, 추가 도발·수위는 상대성

푸틴 대통령 방북 후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은 탈북민단체의 행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수위 또한 탈북민단체가 살포하는 대북민전단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이 유력한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감을 실어주면서 그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이미 예상 됐기에 시기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은 협력이 강화되고 지속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외교 승리를 선포 할 수 있는 것이고, 그에게 자신감 갖게 할 여지가 있다. (자신감이) 붙는다면 도발에 대해서도 과감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 방북 이후 북한의 대응은 상대성일 것"이라며 "오물 풍선과 대북전단 문제는 우리 한국 민간단체의 전단이 어느 수준일지를 보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 측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라 탈북민단체를 강력히 막을 수 없는 만큼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현재로서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통일부는 탈북민단체와 계속 소통 중이긴 하나 하나 직접적으로 살포 자제 요청은 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탈북민단체는 북한의 오물 풍선 맞대응 위협에도 전단 살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단체는 접경지 주민 불안 등을 고려해 대북 전단을 날린 뒤에도 이를 비공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만큼 북한 측도 섣불리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있다.


박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따라 상대적으로 조심하고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이 작용하는데, 한미가 강력히 억제하고 있어 그거 자체적으로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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