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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신혜선 해냈다…'그녀가 죽었다', 1위 한 번 없이 쓴 흥행 반전 스토리 [D:영화 뷰]


입력 2024.06.20 14:08 수정 2024.06.20 14: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그녀가 죽었다'가 누적 관객 수 120만 명을 넘으며 손익분기점 돌파까지 약 5만 명을 앞두고 있다. 지난 달 15일 '그녀가 죽었다'가 박스오피스 3위로 첫 진입했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보통 신작들은 첫 날과 첫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로 생명력이 판가름 된다. 개봉 초반 기세를 선점해도 관객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 속, 눈에 띄지 못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바로 스크린 수와 좌석 수가 줄어들게 된다. 결말은 씁쓸한 성적표를 안고 스크린에서 퇴장하는 선택지 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가 죽었다'는 모두의 예상을 기분 좋게 뒤집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로 SNS를 필두로 관음증, 스토킹, 관종 등 인간 내면의 욕망이 분출된 이야기다.


관음증과 사이코패스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달려가는 영화는 뚜렷한 메시지와 함께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라는 평을 들었지만 체급과 대진운에서는 불리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4'가 앞서 개봉해 관객을 쓸어모으고 있었고, 할리우드 외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와 같은 날 개봉했다. 2주 후에는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에 '그녀가 죽었다'는 신인 감독의 상업 영화 입봉작이었으며 주연이었던 변요한 신혜선은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시장에서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티켓파워가 보장된 배우들은 아니라는 점에서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죽었다'는 소리 없이 강했다. '범죄도시4',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설계자' 등과 약 4주 동안 경쟁하며 상대적으로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좌석 판매율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그녀가 죽었다'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시민덕희 '외계+인' 2부, '범죄도시4'에 이어 다섯 번째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가 됐다. 그리고 이제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계는 흥행이 양극화로 치달아가는 현상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현 시점에 필요한 허리 역할을 젊은 피들이 해냈다는 점에서 '그녀가 죽었다' 흥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지오로 이원재 영화사업본부장은 "'범죄도시4'의 광풍을 예상해 한국 영화가 '범죄도시' 시리즈 개봉 기간에 들어가지 않게 됐다. 알다시피 당시 외화 직배사 작품들만 포진돼 있었다. 우리는 '범죄도시4'와 외화 외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런 생각으로 부처님 오신 날로 휴일이 된 5월 15일로 개봉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범죄도시3' 관객 수 추이가 4주 차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그 때가 마침 5월 15일 '그녀가 죽었다' 개봉 주였다. 그래서 우리에게 기회가 있었다"라며 "관객들이 신작에 대한 기대가 있으니 '범죄도시4'에 이어 레이스를 펼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개봉 초반 박스오피스 1위를 선점하고 그걸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홍보 전략이겠지만 우리는 스스로 그럴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주어진 좌석 점유율만 지킨다면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급 전략도 잘 맞아떨어진 덕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어준 제작진과 배우, 그리고 관객들의 관심 덕분"이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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