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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만으로 될까…‘믿고 보던’ 장수 예능들의 위기 [D:방송 뷰]


입력 2024.06.26 09:09 수정 2024.06.26 10:3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예능가에도 시즌제가 정착하면서 회차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은 6부작으로 짧지만 임팩트 있는 전개를 선보였으며,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 예능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5부작의 가벼운 기획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 가운데, 수년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수 예능들은 ‘위기’를 맞아 ‘변화’를 시도 중이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여러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요즘 장수 예능들이 저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2021년 이광수, 2023년 전소민이 프로그램을 떠난 이후 한동안 새 멤버를 영입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던 SBS ‘런닝맨’은 ‘임대 멤버’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런닝맨’은 2010년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15년 동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수년 전부터 ‘멤버들의 에너지가 전 같지 않다’는 실망감 섞인 반응도 이어졌었다. 이 가운데 이광수, 전소민이 연이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며 더욱 위기를 맞았었다.


‘새 멤버’가 절실했지만 이미 긴 시간 케미를 다져 온 멤버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에 부담감은 덜어내되,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임대’ 방식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배우 강훈이 첫 번째 임대 멤버로 합류, 색다른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다만 이미 격한 추격 미션은 사라지고, ‘런닝맨’의 강점이었던 멤버들 간의 ‘케미’도 지나치게 익숙해지면서 멤버 1명이 반등 분위기를 끌어내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이어진다.


지난 2007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 대표 장수 예능‘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인우, 연정훈에 이어 이정규 PD까지 하차를 하게 되면서, ‘런닝맨’처럼 새 멤버 영입이 필요해진 것.


그러나 ‘런닝맨’과 마찬가지로 미션을 수행하며 국내를 여행하는 ‘1박 2일’의 콘셉트 자체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로, 또는 특별한 세계관 속 미션을 수행하며 전 세계를 누비는 예능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1박 2일’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 일부 멤버를 교체하거나 또는 멤버들을 대거 물갈이하며 시즌을 거듭해 온 ‘1박 2일’이지만,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배우 구성환이 공감 가면서도, 그만의 개성이 담긴 일상을 공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은 MBC ‘나 혼자 산다’는 앞선 프로그램들보다 체감 인기는 크다. 스타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게스트 출연이 자연스러운데 이에 구성환처럼 ‘깜짝 스타’가 탄생해 화제몰이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으로 많은 직장인들의 귀감이 됐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일부 게스트들의 높은 화제성을 제외하면, 박나래-전현무-이장우 ‘팜유’의 활약으로만 주목을 받는 등 MC들의 역할이 모호해졌다는 점이다. 1인 가구가 자연스러워진 요즘, ‘나 혼자 산다’만이 남길 수 있는 메시지가 모호해진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시청률만 보면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런닝맨’은 3%대의 시청률을 유지 중이며, ‘1박 2일’, ‘나 혼자 산다’는 6~7%대를 오가고 있다. 고정 시청층의 지지가 곧 프로그램 유지 원동력이 되는 셈인데, 세 프로그램 모두 한때는 시청률 10%를 넘기며 화제의 중심에 서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성적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시청률 파이가 전 같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활약하는 프로그램은 ‘나 혼자 산다’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올드하다’, ‘진부하다’는 이미지가 이어지면서, 현상 유지 또는 하락세을 이어가다가 초라하게 막을 내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기도 한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많은 콘텐츠들이 야심 차게 등장했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요즘, ‘장수’만으로도 가치는 있다. 다만 이 가치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조금 더 과감한 변화도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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