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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도 좋지만…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진정성’ [콘텐츠 속 지역③]


입력 2024.06.29 07:09 수정 2024.06.29 16:0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사는 ‘사람’들에 초점…지역에 대해 잘 알지 않으면 하지 못 담는 내용”

충청북도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의 구독자 수는 약 74만명으로 충주시 인구(20만 7568명)의 3배를 훌쩍 넘는다. 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중 구독자 수 1위를 기록 중이며, ‘충TV’ 운영을 담당하는 김선태 주무관은 ‘충주 홍보맨’으로 불리며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MBC ‘라디오스타’ 등 TV 토크쇼에도 초대될 만큼 유명 인사가 됐다.


지방자치단체 유튜브인 만큼 정책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충주 사과 등 로컬 푸드 또는 행사 등을 재치 있게 소개하며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충주시에 관심을 이끌며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등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충TV 영상 캡처

과거 지역 홍보는 영화, 드라마, 예능의 촬영지가 돼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것이 한 축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유튜브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충TV’는 시 공식 유튜브 채널이지만, 여러 다양한 유튜브 채널들이 지역을 어떻게 조명하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을 가오’가 지역의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 바 있으며, ‘지역 비하’ 표현을 담아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상도 호소인’ 이용주의 캐릭터를 살려 경상도의 지역들을 방문하는 ‘메이드 인 경상도’가 논란 전까지만 해도 큰 화제를 모았었다.


‘유튜브’가 좋은 홍보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언급한 ‘피식대학’의 지역 비하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초 한 유튜버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의 호객 행위와 바가지 요금 등의 내용을 담은 영상을 게재해 해당 상인들을 향한 비판을 유발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해 효율적으로 지역을 홍보하는 긍정적인 사례도 있지만, 부정적인 표현이 담길 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 영화, 드라마의 사례도 없지 않으며, 외부인의 시선에서 콘텐츠를 다룰 때 느껴지는 한계도 있다.


자연스럽게 이 한계를 극복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좋은 대안이 되기도 한다. 앞서 전북 김제의 폐가를 구매해 직접 리모델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유튜브 채널 ‘오느른’이 자연스럽게 김제시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 바 있다. MBC의 최별 PD가 제작하는 이 영상들은 김제에서의 여유로운 일상을 통해 김제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전라북도의 제철 농산물인 남원 김부각, 무주 대학의 찰옥수수, 부안의 자연산 바지락 등을 활용해 요리하는 콘텐츠로 지역의 매력 포인트를 자연스럽게 부각했었다.


유명 유튜버들처럼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거나 화려한 영상으로 재미를 고조시키지는 않지만, ‘진정성’을 바탕으로 여느 유튜버들이 전하지 못한 의미를 전하기도 한다. ‘오느른’의 최 PD는 프로그램의 인기 이유에 대해 “시골살이 관련 브이로그도 많이 보지만, 예쁘고, 기분 좋아지는 영상들이 많다. 그런데 사람의 인생이 예쁠 수만은 없다. 그러면 괜히 열패감이 들기도 한다. 우리 영상은 그런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감정에 조금 솔직해지자는 것이었다. 그런 부분에 호응을 해주신 것 같다”라고 현실감을 강조했다.


해당 지역을 잘 알고, 또 애정을 가진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선도 있다. 제주도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제주도민의 제주 일상 담는 ‘제주에디’를 비롯해 ‘지역의 소멸할 수 없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소개와 함께 강원도 양구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온더로컬’ 등이 그 예다.


양구가 고향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군생활을 한 이후 전역해 살면서 유튜버가 됐다는 ‘온더로컬’의 연출자는 “아무래도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로컬 크리에이터들만의 장점을 짚으며 “알려지지 않은 좋은 곳들을 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 지역을 알지 않으면 하지 못하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을 잘 확대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기관을 포함해 각 지자체에서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가운데, 영상으로 지역 가치를 전하는 지역 유튜버들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온더로컬’의 연출자는 이들을 ‘연결’해 가능성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 또한 양구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을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하면서 느낀 것이, 지역 관련 굿즈를 만들어서 파는 등의 활동을 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과 협업할 수도 있고, 지역의 시티 투어가 있다면 크리에이터들과 연계해 새로운 것을 개발해 볼 수도 있다. 혼자 하다가 힘에 부쳐 나가떨어지는 경우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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