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GP)’에서 격돌할 18세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 사진 왼쪽)와 김연아(한국. 사진 오른쪽)
“‘국민 여동생’ 김연아 현지에서 3연패 기대”
한국 언론의 기사 제목이 아니다.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 전문지인 <닛칸스포츠>의 11일자 기사다.
오는 12일과 13일 양일간 한국에서 열리는 ‘2008 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GP)’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이 김연아에게 주목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 자체에 대한 일본팬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일본 언론이 김연아를 주시하고 있는 것은 자국의 간판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의 벽에 가로막혀 우승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 때문이다.
이날 <닛칸스포츠>는 <교도통신>을 인용하며 김연아에 대해 “국민 여동생”, “한국의 국민적 아이돌”이라는 표현으로 김연아가 한국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설명했다.
신문은 또 “김연아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 선수로, 이번 대회를 위해 캐나다로부터 지난 9일 귀국했을 때 공항에서 많은 보도진이 기다렸고 그 모습은 각국의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시즌은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있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 최고의 결과를 남기고 싶다”는 김연아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김연아는 그동안) 요통 등의 부상에 시달렸지만 이번 시즌은 최고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김연아와 18세 동갑내기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 대해 김연아가 “아사다 선수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도 우수하다. 모두 같은 라이벌”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모범 답안”이라고 칭찬하면서 “18세끼리의 라이벌 대결에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또 다른 유력 매체인 <산케이신문>도 김연아를 비중 있게 다뤘다. 신문은 11일 기사에서 “아사다 마오와 라이벌 김연아의 이번 시즌 첫 대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지난 시즌 세계 챔피언 아사다 마오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김연아는 연령이 같고 둘 다 밴쿠버 올림픽의 금메달 후보인 만큼, 서로 질 수 없는 고집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안정감 측면에서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한 걸음 리드하고 있다”면서 “김연아의 강점은 실패가 적은 연기와 예술성”이라고 평가하면서 “김연아의 연기는 정말로 대단하다. 김연아의 존재는 내게 자극이 된다. 지지 않고 싶다”는 아사다 마오의 발언을 전했다.
이들 신문에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10일 “김연아, 표현력의 요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연아는 이렇다 할 큰 기술 없이도 표현력을 바탕으로 국제대회 7연승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연아는 4회전, 세 바퀴 반 회전 기술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그런데도 안정된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점프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특히 김연아의 점프에 주목하면서 “교과서 점프”라는 일본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신문은 또 “김연아가 한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삼성과 나이키 등 10개가 넘는 유명 기업들이 후원하는 선수”라고 전했다.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도 “김연아가 점프의 높이나 우아한 표현력으로 이번 시즌 그랑프리에서 2승을 거뒀다”면서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김연아에게 채점이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그러나 “김연아는 점프 안정감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며 “최근 표현력이 좋아진 아사다 마오의 3년 만의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국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