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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네이버웹툰 김준구 “백년 기업 만들 것”


입력 2024.06.28 07:00 수정 2024.06.28 07: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네이버웹툰 나스닥 데뷔전 치러

'만화광' 진심 美투자자들에 닿아

韓 성공방식으로 북미·유럽 공략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28일 새벽 미디어 온라인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네이버웹툰 온라인 간담회 갈무리

네이버웹툰이 서비스 20년 만에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초기부터 사업을 진두지휘한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백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내걸었다.


김 대표는 28일 새벽 온라인 간담회에서 나스닥 상장을 두고 뿌듯함과 울컥함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전날 밤 프라이싱을 마치고 상장이 결정된 후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돼 한 만학도인 교수에게 웹툰 작가가 무슨 만화가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부터 이를 갈았다. 웹툰을 그리는 게 자랑스럽고, 웹툰 작가가 선망받고, 웹툰 시장이 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끝까지 다다랐다고 생각하진 않으나 상장을 통해 목표에 더 빠르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 웹툰 산업 태동기부터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이끌었다. 당시 네이버는 비포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웹툰 사업을 막 시작하던 때였는데, 이때 김 대표가 그 일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소문난 ‘만화광’인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만화책만 9000권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스스로 ‘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라고 칭할 정도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김 대표의 ‘덕후’ 면모는 미국 투자자들에게도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웹툰 사업을 제가 좋아해서 만들었고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점을 좋아했다”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엄청난 코믹 팬이라 어떻게 하면 재밌는 콘텐츠를 많이 볼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욕망과 욕구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제 불만을 해소하는 데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았다”며 “창작자를 모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디지털 기기에 적합하게 형식을 짜면서 현재의 네이버웹툰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북미 시장 내 산업 저변 확대와 기술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수익모델 활성화로 수익성 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작가들의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소비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고 광고 매출이 계획한 만큼만 성장하더라도 마진률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확보 자금은) 북미 시장에서 한국, 일본과 같은 시장을 구축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디즈니’를 목표로 공언했던 김 대표는 나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이젠 백년 기업을 내다본다.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북미, 유럽 시장에서도 저변을 확장해 국경을 넘나드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아시아 디즈니’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로는 글로벌 시장에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와 IP를 갖춘 곳”이라며 “그 측면에서 네이버웹툰은 충분히 많은 개인 창작자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유의미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는 백년 기업이다. 콘텐츠 플레이어로서 네이버웹툰을 통해 발표된 작품이 긴 라이프사이클(수명주기)을 통해 롱런하는 것”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해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앞부분은 제가 시작했는데 뒷부분은 저보단 후배들이 쌓아갈 수 있다고 본다. 100년쯤 됐을 때 제가 말한 목표를 5번째 후배가 달성할 수 있지 않겠냐”며 웃었다.


김 대표는 “한국 콘텐츠로 미국 창작자에게 롤모델을 제시한 결과 현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이게 미국 상장을 이끌었다”며 “미국 로컬 콘텐츠가 프랑스에서 또 시드 콘텐츠 역할을 해 현지 창작자의 참여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 이 성공 방식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빌딩에서 열린 상장식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해진창업자 겸 GIO(글로벌투자책임자)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주요 임원진이 깜짝 등장해 직접 축하를 전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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