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수수료 조정…관련 서비스 제공·행사 진행
하반기 채권시장 ‘긍정’ 전망에 경쟁력 제고 돌입
올해 하반기 시장의 기대감이 ‘금리 인하’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시 수혜를 얻을 수 있는 채권 투자가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국내 증권사들은 ‘채권개미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채권 거래 수수료율을 인하하거나 채권 투자 관련 서비스·이벤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자들을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키움증권은 장내 채권 거래 수수료율 인하에 나섰다. 기존에는 채권의 잔존기간에 따라 최소 0~0.15%로 각각 다르게 부과했으나 오는 12월 말까지 증권사 거래 수수료율을 일괄 0%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채권은 장내·장외 거래로 분류되는데 장내거래의 경우 한국거래소 채권시장을 이용한 매매이기에 어느 증권사를 활용해도 유관기관 수수료율(0.00519496%)가 부과된다. 다만 증권사가 수취하는 거래 수수료는 회사마다 달라 낮을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즉 키움증권을 통해 장내 채권 투자자들은 증권사 거래 수수료율 없이 유관기관 수수료율만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회사가 얻는 마진을 일부 포기해도 투자자의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키움증권 입장이다.
회사 측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채권 투자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업계 내 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당사는 ‘키움증권을 통해 채권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을 전달하고자 거래 수수료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채권 투자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증권사도 있다.
토스증권은 해외 채권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5일부터 사전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토스증권의 해외 채권 서비스는 약 30~40개의 다양한 미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 종목을 확인·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로 최소 기준 1000달러부터 거래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 역시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장외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과 외화채권 중개 서비스 등을 나란히 오픈했다. 비교적 간편한 방법으로 국채 및 회사채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특정 금액 이상 채권을 거래한 투자자 대상으로 기프티콘이나 리워드를 지급하는 행사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시작돼 금리 인하 기조가 하반기 동안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 스웨덴 및 스위스 중앙은행 등은 성장·물가 둔화를 고려해 금리를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고용시장 둔화 등에 따른 물가압력을 완화하고자 하반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 이후 한국은행도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주식 대비 채권이 투자자들의 투심을 얻기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면서 증권사들이 이에 대비한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그널이 형성된 만큼 투자자들의 눈에 띄기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며 “채권뿐 아니라 발행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기간별 상품 라인업을 정비 및 강화하는 증권사들이 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