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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號 카카오, 이제 좀 바뀌나 했더니...발목 잡는 윗선에 '울상'


입력 2024.07.10 13:51 수정 2024.07.10 13:55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김범수 창업자, 20시간 넘는 고강도 검찰 조사

정신아 신임 대표 주도 쇄신 작업에 제동 우려

증권가 전망 뚝…이달만 10개사 목표주가 하락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가 지난달 11일 오전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진행된 프레스 밋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카카오

정신아 신임 대표를 필두로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카카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성장동력을 위한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시점에서 최고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하면서 주요 경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1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전날(9일) 오전 8시경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출석해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치고 이날 오전 4시 45분경 귀가했다. 무려 20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가 이어진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 가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에게 SM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직접 지시 혹은 승인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외에도 앞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등 핵심 관계자들도 재판을 받고 있다. 배 전 대표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 횡령·배임 등 의혹까지 총 4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로서는 힘 빠지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독과점 논란,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수사당국이 카카오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하면서 그룹사에 불어닥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인 경영 쇄신 노력을 이어왔는데, 사법 리스크로 시장의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카카오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신아 대표는 침체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 조직 개편과 성장동력 확보에 힘 쏟고 있었다.


정 대표는 본사 차원에서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관련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사업부문, 칼로사업부문, 톡채널사업부문, MM사업부문을 본사에서 양수했다. 전담조직 ‘카니나’를 신설해 사업 전략을 가다듬고, 카카오가 강점을 가지는 카카오톡에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공개 식에서 “말로만 하면 공허하다“며 “결국 카카오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연내 카카오에 맞는 AI 서비를 내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기존 대표급 아래 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 5단계로 돼 있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리더·리더 2단계로 개편하는 등 의사결정 단계도 간소화했다. 또,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해 2억1200만달러(약 293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추가 소환 및 기소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이나 공격적인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사법 리스크가 언제든 재점화해 경영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8개월이 넘는 조사 끝에 창업주까지 소환했는데 당분간은 대외적으로 소극적인 사업 태도를 보이지 않겠냐”라고 내다봤다.


불투명한 실적 전망에 악재까지 겹치자 증권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줄하향하고 나섰다. 이달에만 10개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 후에도 주요 사업을 관통하는 AI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데이터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희석되고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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