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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 로맨스 볼 줄이야”…안방극장 채우는 참신한 시도들 [D:방송 뷰]


입력 2024.07.23 10:55 수정 2024.07.23 23:4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놀아주는 여자'·'낮과 밤이 다른 그녀' 등

본 적 없는 로코물 또는 복합 장르로 시선 끄는 드라마들

비열한 일본 순사 역할로 분노를 유발하고, 거친 조직폭력배 역으로 긴장감을 선사하던 엄태구가 ‘멜로 눈동자’를 장착하고 돌아오자, “내가 엄태구의 로맨스 연기를 볼 줄이야”라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과묵한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엄태구의 애교 연기에 “설렌다”는 호평이 이어지기도 한다. 아무도 도전한 적 없는 색다른 시도로, ‘본 적 없는’ 멜로의 재미를 선사 중인 JTBC ‘놀아주는 여자’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라쿠텐 비키에서 미국, 브라질, 영국, 뉴질랜드 등 100여개 국가에서 시청자 수 기준 1위를 기록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형님 지환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니 언니’ 은하(한선화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당초 엄태구-한선화의 로맨스 조합이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잘만 만들면 ‘신선한’ 멜로로 호평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은 있었다.


그리고 험악한 외모와는 정반대의 귀여운 매력으로 반전을 선사한 엄태구는 물론, 원치 않았던 어두운 과거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지환을 보듬어주는 은하 역의 한선화가 선사하는 힐링까지. 과감한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놀아주는 여자’의 진한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는 중년 배우 이정은이 주인공으로 나서 역량을 만개 중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해가 뜨면 50대 중년 여성으로 변하게 된 취준생 이미진(정은지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이정은은 아줌마가 된 20대 미진을 연기 중이다. 임순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청 인턴으로도 활약하며 서한지청 형사3부 마약수사 검사 계지웅(최진혁 분), 서한지청 사회복무요원 고원(백서후 분)과 남다른 케미도 발산하고 있다.


몸은 50대지만, 정신은 20대인 임순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하며 이 작품만의 재미를 배가한 데는 이정은의 공이 컸다. 임순을 쫓아내기 위해 준비한 계지웅의 미션을 완벽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은 기본, 서한지청 수사관 주병덕(윤병희 분)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고원과의 묘한 분위기까지.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종횡무진 누비며 ‘바디 체인지물’의 재미를 제대로 부각 중인 이정은이다.


여기에, 계지웅, 주병덕의 계략을 알면서도 못 본 척 속아 넘어가는 취준생 청년의 짠한 현실부터 시니어 인턴의 녹록지 않은 고군분투 등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담아내는 깊이 있는 메시지도 이 드라마만의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놀아주는 그녀’가 로코물로 해외 시청자들과 화제성을 잡았다면,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상승세를 그려나가며 최근 12회에서는 9.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MBC는 2부작 단편 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 ‘농촌 시트콤’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낸 바 있다. 옹화마을 카사노바 견 '백구'의 중성화 수술에 앞장섰던 이장이 하루아침에 정관수술을 하게 되면서 졸지에 '백구'와 같은 신세가 돼버렸다는 참신한 소재로, 단막극으론 이례적인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적극적인 홍보를 선보였었다.


지난 15일 tvN은 단막극 ‘덕후의 딸’을 통해 트로트 가수 이이경의 덕후 재금과 딸 서현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덕질’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성을 확보하는 한편, 미니 시리즈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로 신선함을 느끼게 하면서 단막극의 매력을 실감케 했다. tvN은 오는 8월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를 통해 두 번째 단막극도 선보인다.


최근 치솟는 제작비로 인해 방송사도, 제작사도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에는 한 적 없던 시도로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 작품들을 향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도 전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어려움 타파를 위해선 지금처럼 참신한 시도로 만족감을 선사하는 사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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