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10개 중 9개 EU ‘기준값’ 초과…폐기물 시멘트, 규제 강화 주목 [위기의 자원순환⑤]


입력 2024.07.25 07:00 수정 2024.07.25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U, 6가크롬 검출 기준 한국 대비 10배

시멘트 10종 조사 결과 9종 ‘기준 초과’

검사 방법·기준 달라 직접 비교는 불가

연구진 “점진적인 기준 강화 필요” 의견

시멘트 반죽 모습(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안전’을 장담했던 폐기물 시멘트가 유럽연합(EU) 기준을 적용하면 10개 제품 가운데 9개가 기준값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물질인 6가크롬이 기준 이상 검출되면서 폐기물 시멘트의 유해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현재 법적 기준이 아닌 업체 자율협약기준으로 관리하는 만큼 이에 관한 정책 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시멘트 제품의 6가크롬 관리 체계 선진화 연구 최종보고서’에 국내 시멘트 제품 10종 가운데 9종이 EU 기준값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 의뢰를 받은 경기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진은 국내 10개 사업장에서 채취한 시멘트 제품을 현행 국내 기준 6가크롬 시험법으로 분석했을 때 모든 시료가 기준값(㎏당 20.0㎎) 이하였다고 밝혔다.


반면 EU 시험법으로 분석한 결과 1개 제품을 제외한 9개 제품에서 EU 기준값(㎏당 2.0㎎)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6개 제품은 월별(2023년 5~9월)로 6가크롬 농도가 달랐고, 일부는 기준값을 넘어서지 않았다. 나머지 3개 제품은 6가크롬 농도가 항상 기준치를 넘었다.


다만 한국과 EU는 6가크롬 관리 기준뿐만 아니라 조사 기법도 다르다. 한국은 시멘트 1g에서 탈이온 증류수에 용출된 6가크롬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반면 EU는 시멘트 450g에 모래 1350g, 탈이온증류수 225g을 섞은 혼합물(모르타르)에서 6가크롬 농도를 확인한다. 이 때문에 분석값을 같은 기준에 두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유해성 검토·법적 기준 마련 위한 연구 중


현재 국내에 6가크롬 유해성을 판단하는 법적 기준은 없다. 업체 자체적으로 자율협약기준(㎏당 20.0㎎)을 마련해 제품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역시 법적 기준이 없으며, EU(㎏당 2.0㎎)와 중국(㎏당 10.0㎎)만 기준을 둔 상태다. 시험법도 국가마다 다르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EU 기준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기준 개선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진은 “국내 6가크롬 시험방법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자율협약기준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연료·원료에 대한 환경성 평가로 사전 관리하고, 제조 공정 내 추적시스템이나 예열·소성·냉각 등 공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후관리로는 6가크롬 농도를 낮추는 환원제 사용이나 보관·취급 조건 등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환경부는 2020년부터 ‘시멘트 제품 환경관리 선진화 민·관 포럼’을 구성해 6가크롬 등 중금속 위험성 여부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1차 년도 연구 결과를 담았다. 향후 2·3차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유해 물질 생성 원인 규명을 위해 소성로 투입 물질별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더불어 예열과 소성, 냉각 등 제조 단계별 유해 물질 기여도를 산정하고 물질수지를 조사하는 연구를 내년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최종 연구 결과에서 시멘트 내 6가크롬 등 중금속 물질 위험성을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기준 마련 등도 고려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6가크롬이 폐기물에서 기원하는지 석회석과 같은 시멘트 원료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건지 그런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내용과 연구를 종합해서 개선해야 할 과제나 그런 것들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뒷걸음질에 정책 의지 의심받는 ‘기후 악당’ 한국 [위기의 자원순환⑥]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