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
건지산 봉수 국가 사적 지정 필요성 강조
용인특례시는 지난 26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에서 '용인 건지산 봉수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2021년 건지산 일원 현지조사를 진행해 정상부 남서쪽 약 300미터 거리에 위치한 맹리 산43번지 일원 능선에서 봉수제 폐지 126년 만에 봉수터 흔적을 찾았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용인 건지산 봉수의 발굴 과정과 성과 등을 공유하고 문화유산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시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이 함께 마련했다.
대회는 이서현 국토발전전시관 학예연구사, 현남주 한국문화유산원장, 김주홍(한국토지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 전 문화유산 전문위원, 김규원 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장, 신경직 단국대학교 교수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이뤄졌다.
이 학예연구사는 '용인 건지산봉수의 발견과 문화유산적 의미'를 주제로 2013년부터 이어진 석성산 봉수와 건지산 봉수 유적 확인과 조사 추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봉수 유적이 가지는 신호 전달의 특성을 고려해 건지산 봉수와 석성산 봉수 노선이 연결돼야 유적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원장은 '건지산 봉수의 발굴과 역사고고학적 특징'을 주제로 봉수 유적 현황과 시설물의 특징, 출토 유물 가치를 설명했다.
건지산 봉수에서는 △봉수터를 감싼 방호 시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거화 시설(연조) 5기 △봉수로 오는 신호를 관망할 수 있게 마련한 망덕 시설 △거화 도구로 사용된 화철 등이 확인됐다.
특히 5기의 연조 중 가장 두꺼운 재층이 확인된 3호 연조는 상시 거화에 사용됐으며 주로 국경 지역 연변봉수에서 축조되는 구조인 연대가 내지봉수인 건지산 봉수에서 확인된 것은 특이한 경우이며, 연대 상부에서 발견된 망덕은 내지봉수에서 확인되는 유일한 사례로 다른 봉수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건지산 봉수의 운영과 역사적 배경'을 주제로, 과거 '영조무신별등록'의 기록에 따르면 경기감사 이정제가 1728년 이인좌의 난 당시 건지산 봉수에서 2거의 횃불을 올렸음을 보고하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봉수일기가 실제로 존재 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와 함께 봉수 운영을 위해 80종 내외의 각종 물건을 구비 했는데 논산 노성산 봉수의 집물 44종과 비교해 건지산 봉수 집물 구성을 추정했다.
김 부장은 '건지산 봉수의 정비 및 활용 방안'을 주제로 기존 직로 제2거 노선 봉수 지정 현황을 설명하며 건지산 봉수가 사적으로 지정될 경우를 가정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관리 방안, 유적 관람과 보호를 위한 시설 정비, 토지매입 방안 등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용인 건지산 봉수의 문화유산적 가치 및 위상'을 주제로 기존 봉수 유적 지정 사유를 분석했다. 특히 건지산 봉수의 역사적 가치, 유구의 희소성과 온전성은 지정 사유를 충족하고 봉수에서 발견된 청자편 1점과 고려시대 기와편은 최초 설치 시기를 고려시대로 추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물로 파악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합토론은 백종오 한국교통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서정석 공주대 교수, 김영관 충북대 교수, 김우웅 한국건축문화정책연구원장, 정호섭 고려대 교수 등이 참여해 심층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봉수는 시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도성인 한양에 소식을 전했던 군사·통신시설이다. 조선시대에 전국에 5거 노선을 설치했다. 그 중 용인을 지나는 노선은 제2거 노선으로 부산 다대포 응봉에서 한양의 목멱산(현 남산)을 연결한다. 제2거 노선의 42번째가 건지산 봉수이며 43번째가 석성산 봉수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3년 제2거 직봉 14개소와 제5거 직봉 16개소를 국가 사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용인 석성산 봉수도 이때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