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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신뢰 잃은 한미 임 형제…임시주총에 쏠리는 눈


입력 2024.07.30 06:00 수정 2024.07.30 11:06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지난 3월 주총 우군 신동국·주주 등 돌려

주주연대, 임 부회장 면담 이후 신뢰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흐름 속 임시주총 촉각

(왼쪽부터)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소액주주연대를 등에 업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던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신뢰도가 흔들리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당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2.19%를 보유한 소액주주연대는 경기도 동탄 한미약품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을 만났다. 경영권 분쟁 발발 후 소액주주연대와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주총장 등 정례 일정 외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소액주주연대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걷는 주가와 늦어지는 경영 쇄신안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오너일가 삼남매에게 면담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면담으로 오너일가에 대한 신뢰도를 조정했다.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임 부회장은 면담 이틀 전날 연락 왔지만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이번 면담에서 R&D 현황과 그룹 경영 비전에 대해 자신있게 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임 부회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감을 드러냈다. 주주연대는 이날 면담에서 형제의 경영참여도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특히 최근 한미약품은 올해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4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만큼 온너일가의 R&D 참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다만 이날 면담에서는 임 이사와 임 대표 형제 중 한 명은 3월 주총 이후 지난 3개월간 R&D 관련 보고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면 임 부회장은 R&D 현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 비만 신약 5종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지휘하고 지난 2015년 기술수출 현장에서의 경험 등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형제→전문경영인 체제 지지…임시주총, ‘키맨’ 신동국 결정에 달렸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면담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형제의 경영 쇄신을 기대했지만 지난 3개월간 성과는 없었다”며 “소액주주연대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은 신 회장이 주총 이후 3개월여만에 형제가 아닌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의 손을 잡으면서 제기됐다. 송 회장은 지난 3일 신 회장에게 모녀가 가진 한미사이언스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선임 계획 진척 상황에 대해 “내가 언급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잇다”며 “이번 지분 매매 계약과 동시에 체결한 의결권공동행사 약정은 전문경영인 선임 등에 대한 결정에 대한 협의가 담겨있기 때문에 송 회장과 신 회장이 합의해 회사를 가장 빨리 안정화시키고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어지는 질의에서 임 부회장은 신 회장에 대한 전적인 믿음을 보였다. 비(非) 제약인인 신 회장의 자질에 대한 우려에는 “신 회장은 선대 회장과의 오랜 인연 속에 회사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가깝게 지켜봤으며 오랜 투자자로서 이 자리에 있는 주주들 못지 않게 회사의 개선점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다”며 “또 제조업에서의 성공 요인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한미그룹이 두루 챙기지 못했던 생산, 제조 방면의 효율성을 제고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을 교체할 수도 있는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인 29일 신 회장과 송 회장-임 부회장 모녀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의안은 이사회 인원을 12인으로 확대하는 것과 신규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선임 2가지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실각한 임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는 한미약품에서도 같은 직책을 지내고 있는 신 회장이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임 부회장은 임시주총 등에 대한 질의에 "신 회장을 주축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형제의 경영 참여 등에 대해서도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맡은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한 지 여부를 고려해서 결론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번 지분 매매 계약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8.93%를 확보하면서 오너일가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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