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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證, 부동산PF發 적자…중소형사 ‘어닝 쇼크’ 우려 확산


입력 2024.07.30 15:16 수정 2024.07.30 16:2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PF 사업장 평가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리스크 정점 통과에도 올 하반기까지 실적 영향

‘SK·다올證’ 부실 우려↑…신평업계 모니터링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사옥 전경.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올 상반기 적자를 내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줄지어 ‘어닝 쇼크(실적 충격)’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상반기 영업손실을 낸 배경으로 ‘부동산PF 사업장 평가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지목된다. 이는 모(母)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실적 감소와 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 저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인 29일 DGB금융지주는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손실 1123억원을 기록해 전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51억원의 영업익을 낸 바 있다.


손실액 대부분은 2분기에 몰렸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에만 10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1분기 영업손실(121억원)과 비교해 약 8배 가량 불어난 규모다. 상반기 순손실도 8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PF 정상화 방안 발표로 사업장이 재분류되며 대손비용이 대거 늘어난 여파로 관측된다. 지난 5월 PF 구조조정 추진에 따라 PF 사업성 평가 등급은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됐고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경우 재구조화를 진행해야 한다.


당국은 내년 2월까지는 부실PF 정리를 마무리하겠단 계획을 세워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내달 9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중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약 9000억원에 대해 33.8%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특히 하위 3·4 등급으로 분류된 사업장의 경우 익스포저 대비 약 95%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그 결과, 모 회사인 DGB금융지주는 2분기에만 1509억원의 대손비용을 지불했다.


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PF 리스크 우려가 정점을 통과했으나 충당금이 전액 상각되더라도 약 200억원 내외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안정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와 관련된 충당금비용이 이번 분기에 정점을 찍고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2024년 하반기까지는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부실 PF 정리에 따른 실적 타격은 하이투자증권 만의 문제가 아니다. 업계는 중소형사 중 상당수가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업구조 상 기업금융(IB) 비중이 높은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을 주요 관찰 대상업체로 선정했다. 부동산PF와 관련한 부실 수준과 재무지표 저하위험이 높다고 본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올 2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3회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만일 SK증권도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다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게 된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장은 “중소형사의 경우, 고위험 PF 익스포져 부담이 높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중소형사의 브릿지론(본PF 전 대출) 부담은 대략 자본 대비 15% 내외 수준이지만 일부 회사의 경우 40%에 달하고 있는 등 상대적으로 부담이 높은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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