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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차 심하네”…수도권 ‘청약 폭주’, 지방은 미분양·미달 ‘이중고’


입력 2024.07.31 06:17 수정 2024.07.31 06:17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서울 청약경쟁 ‘치열’…분상제 사라지고 ‘로또청약’ 광풍

냉기만 감도는 지방…서울 ‘쏠림’ 격차는 더 심해져

“수요 몰리는 곳에 공급, 무용지물…미분양 해소돼야”

분양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분양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 아직 부동산경기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서울·수도권 집값은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전국적으로 청약수요가 몰리면서 경쟁률도 더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냉기가 감돈다. 적체된 미분양에 신규 분양 단지는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미달되기 일쑤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청약(아파트·일반공급 기준)을 모집한 1303가구에는 총 12만7535만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97.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진행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취소분까지 더하면 경쟁률은 124.70대 1로 훌쩍 높아진다.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사라진 데다 원자잿값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청약과열 현상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로또청약’ 광풍까지 불고 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특별공급(114가구)에는 4만여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이 352.5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6541.5대 1에 이른다. 같은 기간 경기 화성시 일원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250만명이 몰리며 부동산원이 이례적으로 청약 일정을 연장하기도 했다.


앞서 2월 계약취소분 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는 총 101만3000여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33만7818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지방의 청약 성적은 여전히 저조하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9.97대 1), 경남(7.90대 1), 경북(6.27대 1), 전남(5.09대 1), 인천(3.85대 1), 울산(2.73대 1) 등을 제외한 광주(1.97대 1), 부산(1.49대 1), 대구(1.35대 1), 제주(1.19대 1), 강원(1.09대 1) 등은 대부분 겨우 미달을 면하는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 사상구 일원 ‘더샵 리오몬트’는 일반공급 721가구 모집에 980명이 몰려 평균 1.36대 1의 경쟁률을 냈지만, 일부 타입이 미달되며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광주에서 공급된 ‘광주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은 217가구 모집에 33명이 접수해 전 평형 미달됐다.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31대 1로 평균치를 웃도는 지역은 서울을 포함한 경기(18.67대 1), 전북(42.98대 1), 충북(16.54대 1) 등 네 곳에 불과하다.


미분양 해소도 더디다.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이 중 79.5%(5만7368가구)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준공 후 미분양도 1만3230가구로 1만가구 밑으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상 서울·수도권이 살아나야 지방의 시장 분위기도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보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거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실수요자 선호 지역인 서울·수도권 일대 공급 부족과 서울 외곽, 지방의 공급과잉 및 미분양 적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집값 상승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경우, 부동산 시장의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공급과잉으로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지방의 투자자들은 서울로 몰리고 있다”며 “시장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지방의 수요예측을 정확히 해서 공급물량을 줄이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오르고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과거 집값 상승기에 억눌렸던 수요까지 가세해서 청약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하는 모습”이라며 “마냥 수요가 몰리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대책보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조급함을 덜어주고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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