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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되어버린 '르세라핌 때리기' [D:이슈]


입력 2024.08.03 15:30 수정 2024.08.03 15: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르세라핌이 대중에게 미운 털이 박혀버린 걸까. 르세라핌이 카메라 밖에서의 솔직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공개했지만, 이들의 진심을 조각해 왜곡적으로 해석하는 악플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달 29일 유튜브채널 '하이브 레이블즈'에서는 '르세라핌-메이크 잇 룩 이지'라는 제목으로 30분 분량의 5편으로 나눈 다큐멘터리가 게재됐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2022년 연말 무대 연습부터 2024년 2월 미니 3집 '이지'(EASY)까지의 준비 과정이 담겼다.


최고의 걸그룹이 되기 위한 목표 아래 출격했지만 대중의 시선,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실력 등을 느낄 때마다 힘들어하는 르세라핌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열을 하기도 하고 부담감에 숨을 못 쉬는 멤버들의 모습이 솔직하게 공개됐다.


5편의 다큐멘터리가 말하고 싶었던 건 르세라핌의 고충 부각이 아니다. 5편의 후반부 김채원은 "인터뷰에서 말한 고민들을 다 되돌아봤을 때 그냥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런 고민들을 했었다니', '고민을 음악에 담았구나' 이렇게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고 '진짜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하고 편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해야 할 일을 묵묵하게 해나갈 것을 예고했다.


마지막 장면은 르세라핌이 연습실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저희 진짜 열심히 한다"라며 "저희와 함께라면 여러분들도 더 멋진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이다.


이 고민까지 자신들이 감내야 할 과정과 운명이라 여기고 팬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후 르세라핌의 고충 토로에 집착하는 이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르세라핌은 올해 미흡한 라이브 논란과 하이브·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 중 하나의 이유로 언급되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다큐멘터리는 이 논란들보다 앞서 촬영됐지만 르세라핌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내세워 감정적으로 어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난을 위한 비난인 '르세라핌 때리기'에 혈안이 된 분위기가 읽힌다. 이는 케이팝 전체 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가혹한 시험대 위에 서서 악플에 시달리거나 공황장애를 겪고 활동을 중단한 사실을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해 왔다 케이팝 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 건강한 비판은 당연히 따라와야 하지만, 무차별적인 악플 등은 지양되어야 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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