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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상장 곳곳 '암초'…풀어야 할 숙제 '셋'


입력 2024.08.06 06:00 수정 2024.08.06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이달 말~내달 초 예비심사 결과 '주목'

IPO 시장 위축…카뱅 리스크 등 악재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점 전경.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섰지만 기대와 달리 곳곳에 암초를 만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IPO 시장이 위축된 와중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오너 리스크도 달갑지 않은 소식인 데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등 위협 요소가 산재해 있다. 금융권은 케이뱅크가 이익 성장과 더불어 주식 가치 지표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상장예비심사 기한인 45일 영업일 기준을 적용하면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무렵 상장 예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월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상 상장절차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상장 재도전은 약 1년 5개월 만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장을 마치겠다는 계획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온 결과 지난 1분기 공격적인 대환대출 영업을 바탕으로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07억원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1년 전(104억원)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었다. 케이뱅크는 2021년 순이익 225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2022년 836억원, 2023년 128억원 등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고객 수는 1147만명으로 전년 동기(41만명) 대비 5배 가까이 늘었다.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21조8500억원, 15조6700억원으로 각각 25.8%, 23.7% 증가했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상장 기대감은 예상 밖 리스크로 난항을 겪을 조짐이다. 하반기 들어 IPO 시장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우선 악재로 꼽힌다. 상반기에는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기록한 종목이 이어졌지만 하반기 분위기는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유일한 상장 비교그룹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최근 오너 리스크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상장 준비 중인 기업은 상대가치 평가 방법을 통해 적정 주가를 산정한다. 유사한 사업을 다루는 비교 그룹의 주가 흐름과 재무 상태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카카오뱅크를 향한 케이뱅크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3배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PBR은 1.56배로 80% 가까이 줄었다. 9만44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1만5800원까지 하락했다가 1만9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목표는 7조원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PBR을 적용할 경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장외주식시장 주가 기준 시가총액 5조원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34%의 지분을 가진 BC카드인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산업 자본인 카카오와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시행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케이뱅크 수익을 악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2.1%로 공지했다. 이전까지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지급하던 이용료율은 0.1%인데 20배 이상이나 폭등한 것이다.


1분기 기준 업비트의 예치금은 6조3222억원이다. 케이뱅크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을 1분기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1323억원에 달한다. 1분기 케이뱅크의 순이익인 50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순이익의 2.5배 이상을 이자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향후 케이뱅크의 건전성과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오는 9월 대출규제인 스트레스DSR 2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라 케이뱅크의 몸집 불리기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환대출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인데다, 대출 금리 인상까지 압박하면서 높은 예금금리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된다”며 “카카오뱅크는 전략 변화로 고성장 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케이뱅크를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그룹인 카카오뱅크에 오너 리스크가 터지면서 케이뱅크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반기 들어 IPO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여전히 케이뱅크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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