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 등 금리 올리고 문턱↑
내달 2단계 DSR 시행으로 범위 더 확대
폭증하는 가계대출에 정부와 은행권이 전방위적인 관리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집 값이 가계대출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만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적용하는 '핀셋 규제'를 내놨다. 시중은행은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문턱까지 높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당국의 고강도 수요 억제 기조에 따라 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 제한을 걸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대면 아파트 담보대출과 아파트 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0.40%포인트(p) 높였다.
대면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금리는 0.30%p 높이고, 대환 대출 특별 우대 금리(0.60%p)는 폐지하기로 했다.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고 0.40%p 올린다. 우리은행의 인상 조치는 지난달 이후에만 여섯 번째다.
신한은행도 조건부 전세대출을 오는 26일부터 중단한다. 신한은행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주택 처분 등 조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을 취급해왔다. 이번 조치는 갭투자 수요를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취급하지 않는다. 해당 대출을 제외하면 주담대 대출 한도를 낮출 수 있다.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기 때문에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광역시 2800만원, 기타 2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23일부터는 주택 관련 대출금리도 최대 0.4%p 상향한다.
KB국민은행도 이날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0.2%p 높였다. KB 온국민 신용대출,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 KB 선생님든든 신용대출, KB 군인든든 신용대출, KB 급여이체 신용대출, KB STAR CLUB 신용대출 등이 대상이다. 앞서 은행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2차례 인상했고 이달 들어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0.3%p, 대면 주담대 금리를 0.3%p 올린 바 있다.
다른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갈아타는 경우와 기존 주택 보유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주담대도 중단했다. 하나은행 역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다음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는 금융당국은 필요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전세대출·정책모기지(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 등도 DSR 적용 범위에 새롭게 포함시켜 대출 한도를 조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1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는 나중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가정하고 미리 대출 한도를 줄이는 규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DSR 규제에 따르면, 소득이 같을 경우 금리가 높을수록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다음 달부터 신규로 취급하는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예외 없이 내부 관리 용도로 DSR을 산출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는 물론 중도금·이주비대출, 1억원 이하 대출 등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DSR을 산출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와중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719조9178억원으로,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전월 보다 4조1795억원 더 불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대출 잔액만 1780조원이다. 1분기 대비 13조5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