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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흉흉해진 민심에…김정은 '지방발전' 우격다짐


입력 2024.09.03 05:00 수정 2024.09.03 05:0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김정은, 현지지도 나선 지 일주일 만에 건설현장 시찰

'지방발전사업협의회' 소집 후 "'지방병원 건설'은 '숙원사업'"

"흔들리는 민심 방지 및 성과 최대화 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하고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인 '지방발전' 추진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신의 독자적 업적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최근 대규모 수해 피해로 흉흉해진 민심을 회복시키기 위해 내부결속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함경남도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했다. 시찰은 지난달 24~25일 현지 지도를 한 지 일주일만에 이뤄졌으며, 이날 선진적인 보건시설, 과학기술 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 등 '3대 건설 과제'를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24~25일 김 위원장은 지방 발전을 위해 각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에 더해 병원과 과학기술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도 함께 지을 것을 주문하며, 지방발전 정책을 확대했다. 당시 현지지도에서 기존의 공장 건설과 함께 보건시설, 과학기술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 건설을 병행 추진해 지방 중흥을 가속하도록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건설에서 기본은 질이며 속도 일면에 치우쳐 질을 경시하는 요소는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당의 지방건설정책에 저해를 주는 해독행위"라고 강조했다.


건설 현장 간부들을 향해서는 "뜬 구호나 외치는 유람식, 멋따기식 지도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에 동원된 군인들을 위해 원만한 작업환경, 깨끗한 생활환경을 갖춰야할 것을 당부했다.


'3대 건설 과제' 중 지방병원 건설은 자신의 '숙원사업'으로 꼽으며 '연내 완공'을 밀어붙였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현대적인 보건 시설건설을 '지방발전 20×10 정책'에 추가하며 무조건 당해년도에 완공하여 각 지방인민들에게 안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민심 이반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질적인 식량난·경제난 등에 최근 홍수 피해로 북한 내부 민심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수해로 산업적 타격과 함께 민심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발전 관련 건설계획을 '위민' 차원에서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9~12월 사이 최고인민회의 및 당중앙위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성과를 최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3대 건설과제들까지 추가됐으며, 현장 단위의 압박과 해당 지역 담당 비서들의 정치적 부담 또한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평안북도·자강도 수해 등에 따른 산업적 타격, 주민들의 민심 동요 등을 의식해 무리하게 과제를 추가했다"며 "'위민' 정책 기조 메시지화, 김정은 우상화 본격화와 인민대중제일주의 구체화의 일환으로 건설이 '정치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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