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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응급실 위기상황 아니다? 정부 입맛에 맞는 통계·수치로 호도"


입력 2024.09.03 09:18 수정 2024.09.03 09:18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위험한 오판이며 국민의 눈을 가리는 대책"

"군의관·공중보건의 응급실 투입은 미봉책"

2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 코로나19 환자 증가 안내문과 중증응급환자 우선 진료 안내문이 붙은 가운데 의료관계자들이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의료체계가 큰 문제 없이 가동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위험한 오판이며 국민의 눈을 가리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2일 '응급의료 역량에 문제없다는 정부의 위험한 오판'이라는 자료를 내고 "전국의 응급실이 무너지고 있는데, 정부는 위기를 부정하며 눈 가리기식 대책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응급실이 원활히 가동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배후 진료과목들이 필요한지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정부는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통계와 수치를 만들어 호도하고 있다"며 "불만 켜놓고 '응급실'이라는 간판만 달아놔도 (정상 진료) 숫자를 셀 기세"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또 의협은 "정부는 응급의료기관이 부족할 경우 병의원 중 연휴 기간 문을 열도록 지정하겠다면서 그간 의료계에서 협조를 해줬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며 "뻔뻔하고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 진료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협박해놓고 협조를 바란다니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복지부가 응급실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군 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군의관들이 부대를 떠나고,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가 근무지를 떠나면 그 공백은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라며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정부가 오히려 지역의료를 말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렇게 주먹구구 땜빵식으로 정책을 강행한 탓에 이미 망가지고 있는 응급의료는 더욱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정부가 의료 붕괴를 막기를 원한다면 일방적인 의대 증원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의료계와 합리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첫 일일 브리핑에서 "현재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곳은 24시간 운영 중이다. 전체 409개 응급실 중 27곳(6.6%)만 병상을 축소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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