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금융범죄 피해 월평균 1200억…"수법 숙지하고 지인들에게 알려야"

보이스피싱 월평균 558억원 피해…"수사기관·금감원은 계좌이체 요구하지 않아"

투자리딩방 월평균 668억원, 로맨스스캠 월 78억원…"모르는 타인에게 송금은 안돼"

무료 로또번호 제공 명목 투자리딩방 사기 유형ⓒ경찰청 제공

올해 들어 월평균 1200억원 안팎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보이스피싱으로 558억원, 투자리딩으로 668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수법은 매우 정교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숙지하고 가족·친지와 이를 공유해달라고 경찰은 당부했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보이스피싱 피해는 총 1만1734건, 피해액은 3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1676건, 558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곧 급등할 주식 종목을 추천한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는 올해 1∼8월 기준 총 6143건, 5340억원으로 파악됐다. 월평균 768건, 668억원의 피해규모다.

연애빙자사기(로맨스스캠) 역시 기승을 부린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총 920건, 545억원(월평균 131건·78억원)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청은 "사기범들이 민·관·경이 마련한 대응책들을 회피해 국민에게 도달하는 범행 시도가 늘어나면서 금융사기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형은 다양하지만 사기범이 접근한 후 피해자를 속여 금전을 편취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비슷하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으므로 이를 평소에 숙지해두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사기의 대표적인 미끼문자 내용ⓒ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 사기는 ▲저리대출·신용카드 개설·택배·부고·범칙금 등 각종 내용으로 미끼문자 발송 ▲전화번호 변작 및 전화 가로채기로 검사·수사관·금융감독원·은행직원을 사칭해 계좌이체 또는 현금상환 요구 ▲유령법인을 만들어 대포통장·대포폰을 개설해 계좌 이체 또는 현금 인출 후 전달하는 방식으로 금전 편취 순으로 진행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은 절대 계좌이체나 현금인출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만약 이런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리딩방 사기는 ▲투자전문가·연예인·운동선수·은행·증권사 등을 사칭해 SNS에 투자 광고 ▲SNS 오픈채팅방에 있는 수백명이 수익인증 감사 인사(사실은 가짜 ID를 매크로로 복사·붙여넣기) ▲피해자가 소액을 입금해 수익을 내고 출금할 수 있게 한 뒤 더 큰 금액이 입금되면 편취하는 수법을 쓴다.

경찰청 관계자는 "투자리딩방 사기는 대부분 범죄일당이 미리 싼 값에 사들여놓은 주식을 피해자들에게 비싸게 떠넘긴 후 잠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투자 지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에는 피해자 본인의 판단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로맨스스캠의 유형은 ▲파병 여군·유학생·글로벌 기업 재직 한국계 외국인 등이라며 SNS에 가짜 프로필을 게시한 후 연락을 유도하거나 메시지를 보내 접근 ▲가짜인 외국은행·택배사·증권사 앱 화면을 보여주며 도움 유도 ▲외국 관세청 직원·항공사 직원 등을 사칭해 통관비·등급 업그레이드 비용 등의 명목으로 계좌이체 시켜 금전을 편취하는 식이다.

경찰청은 "제3자로부터 관심을 끄는 문자나 링크, SNS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일단 멈추고 사기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며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보는 모든 정보가 조작되고 가장됐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