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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독일 공장 폐쇄 추진…"2만명 해고 가능성"


입력 2024.09.03 21:03 수정 2024.09.03 21:03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獨 매체 "완성차·부품 공장 1곳씩 폐쇄 검토"

지난 5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이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자동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전기차 업체의 저가 공세로 폭스바겐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노사협의회에서 “자동차 산업이 몹시 어렵고 심각한 상황에 있다”며 “폭스바겐은 포괄적인 구조조정을 거쳐야 하고, 이제는 공장 폐쇄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각각 1곳씩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2026년까지 100억 유로(약 14조 8000억원)로 책정한 비용 절감 목표를 40억∼50억유로 더 높일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독일에 볼프스부르크와 브라운슈바이크, 잘츠기터 등 6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본국 공장 폐쇄'라는 초유의 조치를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실적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단일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 인도한 차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4%나 줄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를 선두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공략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 아우디는 앞서 지난 7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8 e트론 생산을 중단하고 이 모델을 만드는 벨기에 브뤼셀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뤼셀 공장 근로자 3000명 중 90%를 감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독일 내 공장을 닫는 것은 1937년 폭스바겐 설립 이후 처음이다.


폭스바겐 경영진은 1994년부터 유지해 온 고용안정 협약도 종료할 뜻을 밝힌 상태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공장폐쇄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2만 개가량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내 폭스바겐 직원은 약 10만명이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투쟁을 예고했다.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협의회 의장은 “수익성과 고용 안정성이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는 수십 년간 합의에 경영진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 일자리와 노동 현장, 단체협약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2만개가량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독일 경제부는 "폭스바겐 경영진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감원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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