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최초…공시 하루만에 주가 21.4%↑
다음 타자에 쏠리는 눈...부동산PF 이슈 변수
업계 확산시 금융주 전체에 긍정적 효과 ‘업’
DB금융투자가 중소형 증권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공시하면서 앞으로 밸류업 공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밸류업 공시로 주가도 반등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 등 금융주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가 중소형 증권사 중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다른 중소형사들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 조정당기순이익의 최소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또 현금배당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자사주 매입도 추가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높이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 평균을 상회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유도하고 시장의 평가와 수급 기반 개선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밸류업 공시는 중소형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증권사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에 이어 3번째다.
밸류업 공시 효과는 단번에 주가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다음날인 지난 6일 DB금융투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5일) 대비 21.40%(1040원·4860→5900원)나 급등했다.
이달 들어 전날(5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2.86%(135원·4725→4860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밸류업 공시 효과가 주가 급등 요인으로 반영된 셈이다. 지난해 말 3850원(12월 28일 종가)에 불과했던 주가를 4000원대 후반까지 끌어 올리긴 했지만 5000원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밸류업 공시를 하자마자 5000원 돌파는 물론 6000원선을 코 앞에 두게 됐다.
업계에서는 DB금융투자가 중소형 증권사의 밸류업 공시 첫 발을 뗀 만큼 다른 중소형사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밸류업 지수 발표가 예고된 상태로 밸류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으로 밸류업 공시가 투심을 모으는 효과가 이미 입증된 만큼 뒤를 잇는 증권사들이 나올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실 PF 사업장의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충당금 적립으로 밸류업 공시에 필요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중소형사라고 해도 각 사별로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정부 정책에 동참하려는 의지와 투심 확보를 통한 주가 부양 목표도 참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밸류업 공시가 대형사를 넘어 중소형사로 확산되면 증권주뿐만 아니라 은행주 등 다른 영역의 금융주들에게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DB금융투자가 주주환원율 40% 이상 유지를 발표하는 등 밸류업 계획을 전향적으로 공시한 점도 금융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은행주는 지난주 국내 기관이 45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들과 개인은 각각 160억원과 31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외국인들이 신한지주를 대거 순매수하면서 은행주 전체적으로 순매수로 돌아선 점이 특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