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9일 "상호금융권이 최근 외형 성장에만 치중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연의 역할 회복과 역량 강화를 위해 현 수준보다 높은 강도의 규제체계 손질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의 일곱 번째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행안부, 농림부, 해수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와 5개 상호금융중앙회 대표이사들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이 그간 지역균형발전과 상생경제에 이바지했음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과도한 몸집 키우기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충분한 자산운용 역량과 자금운용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로 비과세 혜택에 기반한 과도한 수신 경쟁에 치중한 결과, 상호금융권의 자산 규모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평했다.
우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PF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급선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조속히 자체적으로 마련한 재구조화·정리계획에 따라 6개월내 정리를 조속히 완료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실채권 정리 방안과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조치 등 건전성 회복을 위한 방안들도 연말까지 차질없이 이행하여 주기를 당부했다.
또한, 상호금융권은 그 특수성으로 여타 금융기관에 비해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아 왔지만,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볼 때 '동일업무-동일규제'라는 대원칙 하에 타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체계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도 언급했다.
지배구조, 영업행위, 부실 정리 등 각 분야별 규제 체계 개편 방향을 순차적으로 관계부처·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노력을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건전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의 총자산이 1033조원으로 10년만에 2배로 급성장했다"며 "상호부조의 조합적 성격에 비해 자산규모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었다. 유리한 수신환경으로 자산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예견되는데, 운용 구조와 운용 방법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산규모를 감안할때도, 신속하게 리스크 관리역량과 자금운용 능력을 확충해야 함을 당부했다. 시스템을 혁신하고 여신심사 능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자산 관리 역량 확충을 통한 운용 안정성 확보도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상호금융업권은 현재의 위기상황 발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면서,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에 적극 협조해 부실채권을 조속히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불균형 해소와 차별화된 지역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장기적 영업방향을 고민하는 한편, 지역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선 조합에 대해 부실채권 매각 등을 이유로 자산·자본이 감소해 조합의 동일인 대출한도가 축소될 경우, 1회에 한해 대출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유예조치 도입 등 규제 완화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