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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여권 이사들 "집행정지로 복귀한 이사회 첫 의결, 수사자료 제출 거부 결정인가?"


입력 2024.09.11 16:07 수정 2024.09.11 16:09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병철·지성우·차기환 11일 성명 발표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

2024년 8월 26일, 우리는 사법부의 상호 모순되는 2개의 결정을 받아 보고 놀랐다. 왜냐하면, 13기 방문진 이사에 탈락한 후보자들의 집행정지 신청은 행정 6부에서 기각되었으나, 기존 12기 방문진 이사 3인이 신청한 집행정지가 행정 12부에서 인용되었기 때문이다. 하급심 법원의 이런 상반된 결정의 결과 기존 12기 이사들이 13기 이사 선임처분의 효력 발생시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되었다. 이렇게 상호 모순된 법원의 판단 사이에서, 임기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진 법에 따라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 12기 방문진 이사들은 그 의사 결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임명처분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선임효력이 발생할 13기 이사들 및 다른 기관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없도록 업무를 수행해야 하며, 법령 및 정관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된 12기 이사회가 집행정지 결정 이후 최초로 개최된 이사회에서부터 적절하지 못한 결의를 하였다. 2023년 권태선 이사장의 방문진은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하여 비공개 이사회 속기록 등 일부 자료의 제출을 끝까지 거부하였고 감사원은 그러한 자료가 권태선 이사장이 이끄는 방문진이 MBC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자료임에도 그 제출을 거부하였다.


현재 서울특별시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권태선 이사장이 이끈 방문진의 그러한 행위에 대하여 감사원법 제51조 제1항 제1호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이 권태선 이사장 등의 감사원법 위반 피의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특정 일자의 이사회 속기록(비공개), 규정 등의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방문진에게 보냈던 바, 위 법원의 결정으로 이사로서 임무를 계속하게 된 12기 이사회가 위 경찰의 요청을 거부하는 결의를 하였다.


이사회의 위 결의에 이 성명서를 내는 이사 3인은 경찰이 요청한 일부 속기록 등을 제출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이 감사자료 제출 거부로 인한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고 그 자료를 제출하여 줄 것을 요청했는데 방문진이 이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제출 거부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옳지 않다고 본다. 방통위의 업무 감독, 감사원의 감사 시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 옳다는 다수 이사들의 견해가 그러한 제출 거부가 옳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사 및 재판을 처음부터 거부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2023년 권태선 이사장이 주도한 감사자료 제출 거부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여부가 수사 및 재판으로 밝혀져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면 방문진은 이를 제출하고 왜 방통위, 감사원의 감독이나 감사단계에서 제출하지 않았는지에 대하여 소명하고 주장하여야 할 것이지, 수사 단계에서도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 그리고 경찰이 문서로 이러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이상 이를 거부한다면,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의 근거만 제공할 뿐이다. 공영방송의 관리감독기관이 자신들의 관리감독 부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이사회 속기록의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을 초래할 것이고 압수수색 영장 발부라는 불명예스런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MBC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위와 같이, 행정 12부의 결정으로 살아 돌아온 이사들이 첫 번째 한 결정이 경찰이 감사원법 위반 혐의 여부를 규명하기 위하여 요청한 이사회 속기록 등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방문진의 감사자료 제출 거부로 시작된 감사원법 위반 피의사건에서 그 자료 제출을 또 거부함으로써 당하게 될 수 있는 압수수색에 무슨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 압수수색을 당할 때 상투적으로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이라며 기자회견을 하며 성명서를 낭독할 것인가?


후임 이사들의 임명처분이 효력을 발생할 때까지 신중하게 비정치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방문진을 이렇게 또 한 번 정치 투쟁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러한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임기 만료된 이사들의 임기를 연장해 준 행정 12부 판사들이나 그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항고심 재판을 맡은 재판부도 이런 사태를 되새겨보아야 한다.


공영방송 MBC의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이 소지하고 있는 이사회 속기록 등을 제출 거부함으로써 압수수색영장 신청 및 발부가 된다면, 이는 전적으로 권태선 이사를 비롯한 다수 이사들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행정 12부의 인용 결정으로 돌아온 이사들이 이러한 압수수색을 또 다른 정치 투쟁의 명분으로 삼기를 원하기라도 하는 것인지 하는 의구심조차 들 지경이다. 13기 이사 임명처분의 집행을 정지시킨 재판부도 12기 이사회의 이러한 업무 집행을 기대한 것은 아닐 것이다.


2024년 9월 11일

김병철 지성우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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