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임신 다섯쌍둥이가 탄생했다. 3년 전 국내에서 다섯쌍둥이가 태어나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자연임신으로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날 낮 30대 산모가 다섯쌍둥이를 건강하게 분만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11시 37분 첫째 남아를 시작으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2명씩 추가로 태어났다"며 "아기들은 저체중으로 태어났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다섯쌍둥이들은 당분간 인큐베이터에서 지내게 된다.
쌍둥이 부모는 대학생 때부터 커플로 지내다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이들은 경기 동두천에 거주하며,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 부인은 교육공무원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따르면 산모는 결혼 후 임신 준비를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하지만 정확한 배란을 유도하는 첫 치료 후 바로 자연임신이 됐다.
체구가 작은 편인 산모는 예정일인 12월이 되기 전부터 만삭처럼 배가 불렀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전자간증 진단이 나오자 더는 출산을 미룰 수 없게 돼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했다.
병원 측은 개원 후 처음 있는 다섯쌍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분만실 전담간호사 등 여러 과목의 의료진이 참여해 출산 계획을 짰다. 쌍둥이 제왕절개 수술은 각 태아의 위치와 상태를 고려하고,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은 신생아 한 명당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등 3명씩 팀을 꾸렸다. 의료진의 긴장 속에 순차적으로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은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분만을 담당한 홍수빈 산부인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인 고위험 산모의 분만이라 걱정도 됐지만, 여러 의료진이 힘을 모아 산모가 계획대로 출산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윤영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첫 아가가 세상에 나오고 난 후 네명의 아가가 연달아 나오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신속한 처치가 필요했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