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일부가 사람의 원격 조종으로 작동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0일 로스앤젤레스(LA) 워너브러더스 영화 촬영 스튜디오에서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 ‘위, 로봇’(We, Robot)을 열었다.
머스크 CEO는 이 자리에서 옵티머스 수십대를 가져와 "로봇이 해마다 극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로봇이 바텐더 복장을 하고 행사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서빙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그는 "옵티머스 로봇들이 여러분 사이를 걸어 다닐 테니 친절하게 대해 달라"며 "여러분은 로봇에게 바로 다가갈 수 있고, 로봇이 바에서 음료를 서빙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일 행사에 참석한 한 기술 전문가 로버트 스코블은 테슬라의 한 엔지니어로부터 "옵티머스가 군중 사이를 걷는 동안에는 인공지능(AI)으로 스스로 작동하지만, 나머지 다른 행동에는 사람의 원격 지원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각 옵티머스의 옆에 있던 테슬라 직원들이 손에 원격 신호장치로 보이는 기기를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고 더 버지 등은 지적했다.
행사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찍어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에는 옵티머스가 사람과 대화할 때 타원형의 공처럼 둥근 얼굴 부위에서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로봇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담겼다.
또 스코블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그가 한 옵티머스에게 "당신의 어느 만큼이 AI냐"고 묻자, 옵티머스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시 "약간인지 전혀 아닌지" 추궁을 받고는 "약간일 수 있다"(It might be some)고 답했다. 테슬라는 이런 의혹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옵티머스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처럼 머리와 몸통, 팔, 다리를 지니고 인간처럼 행동하고 소통하는 로봇을 말한다. 머스크의 옵티머스는 키 173cm, 무게 57kg으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시간 동안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내년 자사 테슬라 생산 공장에 옵티머스를 투입한 뒤 2026년에는 일반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