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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경영권 분쟁 2R에 주가 변동성 ‘주목’


입력 2024.10.23 17:35 수정 2024.10.23 17:42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양측 지분 30%대 보유…주총까지 장기전 예고

장내매수·우호세력 확보, 하방 압력 지탱 요인

향후 법적공방·당국조사 결과 따라 급락 우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로 경영권 분쟁은 내년 정기주총까지 장기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 회장과 영풍 측은 모두 의결권 과반 달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별 이슈 발생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23%(2000원) 오른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날은 최 회장 측이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 마지막 날로 주가는 공개매수가(89만원)를 소폭 하회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지난달 13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에 돌입한 이후 이날까지 57.55%(55만6000→87만6000원) 급등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과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를 거듭 높이면서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어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 등을 목적으로 주식 매입 희망자가 매입 기간·수량·가격을 공표해 장외에서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공개매수가는 지분 인수율을 높이기 위해 통상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시된다.


영풍·MBK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먼저 지난 14일 마무리된 가운데 이 날 최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까지 종료되며 투자 유인 감소로 주가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먼저 지난 21일 공개매수를 마무리 한 영풍정밀이 낙폭을 키우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을 1.85% 보유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영풍·MBK 측과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진행해 왔다. 영풍·MBK 측은 지난 14일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리코파트너스는 전날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각각 마무리했다.


영풍정밀은 공개매수 종료일 17.51%(2만4850→2만500원) 하락한데 이어 이 날도 2.44%(2만500→2만원) 내려 이틀새 19.52%(2만4850→2만원) 급락했다. 지난달 13일 공개매수에 돌입한 이후 이달 21일까지 165.21%(9370→2만4850원) 폭등했으나 공개매수 종료에 하방 압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경영권 분쟁 중인 양 측은 공개매수 진행에도 의결권 과반 지분 확보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주총에서 벌어질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한 장기전 돌입이 예상된다.


영풍 측은 이번 공개매수 통해 지분율 5.34% 추가해 지분율 고려아연 지분 38.47%를 보유 중이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 결과는 오는 24~25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우군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최대 매입 지분율 2.5%를 확보할 경우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 포함 36.01%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사실상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하는 가운데 주가에 미칠 긍·부정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개별 이슈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전망이 나온다.


우선 공개매수 종료에도 양측이 지분 확보를 늘리기 위해 장내매수와 우호세력 확보 등에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유통 주식 물량 감소가 주가 하방 압력을 지탱할 것이라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하방 압력을 높일 변수도 많다. 양 측이 상대방을 향해 위법·배임 등의 주장을 펴며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법적 공방 결과에 따라 낙폭이 커질 수 있을 전망이다.


법적공방은 현재 진행형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이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며 검찰 측에 수사 요청과 관련 내용을 준비 중이다.


영풍·MBK 측은 법원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도 최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과 이사의 의무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본안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당국의 조사 결과도 변수다. 금융당국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을 대상으로 회계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고려아연 측이 영풍·MBK 측의 시세조종 의혹까지 제기해 조사 결과에 따라 주가에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는 양측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치킨게임(양쪽이 양보하지 않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벌인 상황이라 밸류업 측면에서 악재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기존 주주들이 재무부담을 떠안게 된다”며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에 노출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설비투자(CAPEX) 등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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