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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맞은 밸류업 지수 ‘제자리걸음’…커지는 리밸런싱 목소리


입력 2024.10.25 14:28 수정 2024.10.25 15:18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출시 이후 1.98%↑…0.59% 내린 코스피와 차이 미미

대표 지수와 차별성 부재…연내 구성종목 변경 필요성

“저평가 고배당주 추가하고 대형 우량주 줄여야”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히던 밸류업 지수가 출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지수 성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었음에도 가시적인 성과 없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다.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의 리밸런싱(구성종목 변경)을 예고한 가운데 새롭게 구성된 밸류업 지수가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출시 이후 전날까지(9월 25일~10월 24일) 약 1.98%(988.76→1008.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59%(2596.32→2581.03) 내린 것과 비교하면 수치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차이가 없다.


실제로 밸류업 지수와 코스피 지수의 상관계수는 0.789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간 관계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차이점이 없는 셈이다.


밸류업 지수의 차별성에 대한 의구심은 지수 공개 시점부터 지속돼 왔다. 앞서 지난달 24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애매모호한 종목 선정 기준으로 객관성·형평성에 대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거래소는 시가총액·수익성·주주환원·시장평가·자본효율성 등을 기준으로 100개 종목을 선별했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된 이후 시가총액과 주주환원이 우수해 꾸준히 수혜주로 주목받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이 편입종목에 들지 못한 반면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SK하이닉스는 포함됐다.


이로 인해 밸류업 지수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과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과 같은 종목들에 대한 시장의 편입 요구 목소리가 들끓자 거래소는 결국 연내 종목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을 바꾸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연내 리밸런싱을 예고한 만큼 새로운 종목들이 추가된 밸류업 지수가 등장함으로써 성과를 발휘하고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리밸런싱 과정에서는 대형 우량주가 아닌 저평가 고배당 기업을 포함함으로써 기존 대표지수(코스피200·KRX 00)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현 100개)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같이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 영향력이 큰 종목들이 밸류업 지수에도 다수 포함돼 있어 코스피 지수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시장 대표성을 인식한 것이 아닌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밸류업 지수의 정기 리밸런싱은 1년에 1번 이뤄질 방침이었으나 이번 리밸런싱은 출시 이후 시장 비판을 수용한 특수 리밸런싱이라는 점에서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를 재조정하는 데 보다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을 당시 편입 기대감을 한 몸에 받던 금융·통신 업종이 없었던 만큼 지수에 대한 불신이 컸고 코스피지수와 크게 다른 점도 없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에서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부각되고 있는 점을 리밸런싱 과정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의 개발 취지가 저평가·고배당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다양한 질적 지표가 우수한 시장 및 업종 대표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이들 기업을 밸류업에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국내 증시 전반의 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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