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400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환율이 142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9원 오른 1401.1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굳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전날 오후 8시 20분에 1400.5원으로 올라섰다. 지난 4월 16일 장중 기록한 1400.0원 이후 거의 7개월 만에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섰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실행되면 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비례해 달러 강세 현상이 심해졌다"며 "공약대로 높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일찍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강달러에 밀려 원화 가치는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은 물론 상·하원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이 모두 가져가는 레드스윕이 가시화하면서 이같은 예상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영업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레드스윕이 현실이 되면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져 수출 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환율도 1400원을 넘어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 역시 "기술적으로는 1400원 부근에서 시장의 저항이나 당국의 일부 개입 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달러인덱스가 106.5 수준까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환율 상단 예상치를 1420원까지 열어 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