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사, AI 기사 초안 작성 등에 활용…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도 AI 챗봇 선보여
챗GPT 장점 활용 극대화 되며 '인간 기자' 대체할 것이다 우려 제기…AI 활용 보도 퓰리처상 수상도
전문가 "AI, 자료 검색 뿐만 아니라 숨겨진 이면 및 가설 제시할 것…신뢰도도 점차 높아질 것"
"직접 취재 불가능해 인간 기자 완전 대체 어려울 것…생산 도구로서 외신 번역 등에 큰 도움 줄 것"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의 등장으로 기존 언론 생태계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사 작성 ▲검색엔진 대체 ▲가설 제시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저널리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AI를 활용할 줄 아는 언론인과 그렇지 못한 언론인의 격차가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가 자체적으로 취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기존의 인간 기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나의 생산 도구로서 외신 번역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언론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언론사는 AI 테크기업과 계약을 맺고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기사 초안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주식 시황 분석, 날씨, 스포츠 경기 결과 등 간단한 기사에 AI가 적극 활용된다. 이같은 변화는 해외에서도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앤스로픽 LLM 클로드를 활용해 '애스크 FT' 챗봇을 출시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기후변화 관련 질문에 답하는 AI 챗봇 '클라이미트 앤서'를 선보였다. 챗봇은 각 언론사의 보도를 바탕으로 사용자(독자) 질문에 답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렇듯 챗GPT의 일상화 가속화되면서 국내 언론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AI 언론 부문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챗GPT의 장점을 활용하면 오탈자 문제, 팩트체크 등 다방면에서 인간을 앞설 것이라는 지적이다. 칼럼, 탐사보도 등 일부 심층보도를 제외하면 '인간 기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AI를 활용한 보도가 언론계의 대표적인 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대해 알고 있던 비밀' 기사는 국제보도 부문 상을 받았다. 아울러 인비저블인스티튜트는 '시카고의 실종' 기사로 지역부문 상을 받았다. 두 기사 모두 자료 분석의 일환으로 기계학습 모델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 스포츠, 시황 기사 등의 로봇 저널리즘이 아닌 그 이상의 심층보도가 가능한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챗GPT가 언론에 활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챗GPT 등 AI 챗봇들이 허위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비영리단체 뉴스가드에 따르면, 이 단체가 10대 AI챗봇에 러시아발 허위정보로 추정되는 내용을 기반으로 57개씩 총 570번 질문한 결과 570개의 응답 가운데 152개(31.75%)에 '명백한 허위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선 숭실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챗GPT가 언론에 정착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기사 작성 ▲검색 엔진 대체 ▲가설 제시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로심볼릭 AI, 커즈얼 인퍼런스등과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 기존의 자료 검색뿐만 아니라 숨겨진 이면적 사실 및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어, 기자들에게 취재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저널리즘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AI에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어 신뢰성 높은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아직 팩트체크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도출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점점 챗GPT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며 가짜뉴스 생산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챗GPT가 언론에 사용될 수는 있지만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정도의 업무에는 사용될 수 있지만, AI가 자체적으로 취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큰 생산성 도구로서 외신 번역 등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영향으로 영역(출입처)별 기자 수가 줄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기자 한명이 담당할 수 있는 영역 범위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즉 AI를 활용할 줄 아는 언론인과 그렇지 못한 언론인의 격차는 매우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