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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게임사 생존 총력…대작 가다듬어 성장 모색


입력 2024.12.03 06:00 수정 2024.12.03 06: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산업 양극화에 규제까지 생존 치열

하이브IM·라이온하트 등 신작 준비

IP 재활용보단 새 시도로 매출 확대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할 예정이다.ⓒ위메이드

게임업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허리'에 해당하는 중간층의 생존 환경이 열악해진 가운데, 중견 게임사들이 성장을 위한 대형 차기작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당장 투자 대비 성과를 저울질하기보단 향후 확실한 캐시카우가 돼 줄 작품에 본격 팔을 걷어 붙이는 모양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하이브IM, 웹젠 등 국내 중견 게임사들은 내년부터 중량감 있는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보유한 IP(지식재산권)를 재활용하는 보수적인 방안을 고수하기보다는 과감한 시도를 통한 성장 모멘텀을 노리고 있다. 대작 게임으로 입맛이 까다로워진 이용자들의 기대에 맞춘 게임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데엔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중견 게임사들이 매출 대부분을 벌어들이는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수위가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탄탄한 대형 게임사보다 맷집이 약한 중견 게임사들에겐 이러한 흐름이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작을 출시해 단일 타이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게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 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한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 10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9000년마다 반복되는 세상의 종말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는 그간 위메이드가 역량을 쌓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NFI(Non-Fungible Item)으로 제작하고, 인게임 경제 시스템에 '주화'를 도입해 총 발행량이나 발행 기간을 제한하는 식으로 아이템 가치를 유지하도록 한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개발사로 이름을 알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최근 '발할라 서바이벌'을 비롯한 신작 4종을 시장에 공개했다. MMORPG, 서브컬처 육성 RPG, 루트슈터 등으로 장르도 다양하다. 이중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을 작품은 발할라 서바이벌이다. 오딘의 차기작으로 꼽히는 게임으로,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RPG로 제작되고 있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을 화려한 스킬로 제압하는 재미가 핵심이다. 내년 1분기 글로벌 원빌드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직접 서비스할 예정이다.


하이브IM은 첫 대작 게임인 트리플A급 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내세운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를 개발한 박범진 사단의 아쿠아트리가 개발 중으로, 하이브IM은 퍼블리싱을 맡는다. 방대한 심리스 월드로 구현된 필드에서 보스, 몬스와 전투하고 특수 이동을 통해 월드를 누비는 것이 특징이다. 국산 MMORPG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오픈월드형 RPG의 요소를 차용하는 등 하나의 장르로 국한되지 않는 차별화된 게임을 지향한다.


웹젠은 차기작으로 오픈월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드래곤소드'를 준비하고 있다. 1300억원을 투자해 퍼블리싱권을 확보한 게임으로,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게임은 용과 인간이 대립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그렸다. 광활한 오픈월드 내에서 콤보 액션 기반의 전투를 펼치며 모험을 전개하는 식이다. 모바일과 PC로 출시된 후 콘솔로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업계 생태계 전반을 조성하는 데 있어 중견 스튜디오의 생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며 "현재 정부의 지원책을 보면 풀뿌리 개발사가 중견 업체로 올라서기까지의 지원은 존재하나 이후 이들의 도약에 대한 플랜은 없다. 규제 샌드박스나 지속가능성 펀드 등 중견 게임사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견 게임사들은 포트폴리오가 대형 업체들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보니 한 IP로도 실적이 좌지우지된다"며 "장르 다양화를 통해 게임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퍼블리싱에도 적극 나서는 만큼 내년부터는 유의미한 반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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