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2년6개월만에 분양가 34% 상승
“자재값 꾸준히 올라…내년에도 분양가 상승세 지속”
서울의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 가격이 17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1년 만에 5억2000만여원이 급등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 소형 아파트도 같은 기간 3억원 넘게 오르면서 12억원을 돌파했다.
9일 청약홈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전국에서 새로 분양한 국민평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6억590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2% 상승한 가격이다. 평균 분양가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분양가 상승폭이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11월 말 국민평형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17억4621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5억2561만원(43.1%) 상승했다.
상승 가격만 해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 등 지방의 국민평형 분양 아파트 한 채 가격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두 번째로 국민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비쌌던 지역은 제주로, 평균 8억5278만원을 기록했다. 경기는 평균 8억1648만원이었으며, 부산(7억8702만원), 대구(7억2698만원)가 뒤를 이었다.
전용 59㎡의 평균 분양가도 서울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말 서울의 59㎡ 평균 분양가는 1년 전보다 3억4597만원 오른 12억337만원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분양가가 비싼 부산(평균 6억82만원)보다 2배 높은 가격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지 약 2년6개월 만에 아파트 분양가는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집계 결과,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41만원으로 현 20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2022년의 1518만원보다 523만원이 올랐다. 2년6개월여 만에 약 34.4% 오른 것이다.
이는 2000년 이후 출범한 5개 정부 중 가장 큰 상승폭으로도 나타났다.
직전 19대 대통령 정권 당시의 분양가는 2017년 1161만원에서 2019년 말 기준 1385만원으로 올라 약 19.2%를 기록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현 정권과 비교하면 15%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다. 현재 분양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아직 연말까지 약 1개월 남은 것을 고려하면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재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내년 6월부터는 보다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 건설 기준까지 적용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설자재값은 2022년부터 크게 올랐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의하면 건설용 중간재의 물가지수(2020년=100)가 2021년 119.1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10대를 돌파한 이후 바로 다음 해인 2022년에 또 한 번 큰 폭으로 오르며 137.3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39.92를 기록하며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했다. 자재값이 치솟으면서 공사비가 오르자 분양가도 자연히 오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는 지난 2월 주최한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2021년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공사가 늘면서 자재 공급 부족이 발생했고 러·우 전쟁, 코로나19 등도 자재 수급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재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는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만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