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선수 출동한 ‘최강럭비’
연예인 사장 아닌, 진짜 CEO 찾아간 ‘기안이쎄오’ 등
진정성 강조하는 예능들
은퇴한 선수들이 ‘다시’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는가 하면, 현역 선수들까지 가세해 실제 경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예능’ 아닌 ‘다큐’를 강조하며 ‘진심’을 강조하는 등 꾸밈없이 ‘진짜’를 보여주는 예능이 대세가 되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는 박용택, 유희관, 이대은 등 은퇴한 야구 선수들이 뭉쳐 만든 ‘최강 몬스터즈’와 전국의 야구 강팀이 펼치는 양보 없는 대결을 담으며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스타들이 야구에 도전하는 것을 넘어, 그라운드를 떠난 야구 선수들을 모아 남다른 진정성을 만들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3년째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2~3%대로 시청률은 무난하지만, 시즌 마지막 직관 티켓은 초고속으로 매진이 되는 등 팬들의 뜨거운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플레이에서는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모였다.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을 필두로 김영광, 고요한, 염기훈, 데얀 등 은퇴 선수들이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고 있다. ‘최강야구’의 축구 버전으로 불리며 선수들의 진심 가득한 활약을 담고 있다. 넷플릭스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이하 ‘최강럭비’)에서는 아예 현역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 , 국군체육부대 소속 선수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며 럭비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최강럭비’의 정용검 아나운서는 지난 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예능의 탈을 쓴 다큐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왜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는데, 그의 언급처럼 진짜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남다른 진정성이 이 같은 예능들의 동력이 되고 있다. ‘슈팅스타’ 측 또한 축구 선수들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축구 리얼리티’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었다.
스포츠 예능이 아니더라도, 여러 분야의 CEO를 찾아가 그들의 고민을 듣는 ENA ‘기안이쎄오’를 비롯해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SBS ‘틈만 나면’까지. 체험기, 또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삶을 간접적으로 돌아보는 ‘리얼리티 쇼’를 넘어, ‘진짜’ 이야기로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예능가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다만 야구팬들의 지지를 받는‘최강야구’마저도 최근에는 ‘선수들의 간절함이 초반 같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 등 ‘진정성’을 무기로 한 프로그램들이 ‘롱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초반 출연자들의 치열함이 색다른 그림을 만들고, 나아가 큰 감동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익숙한 그림이 반복되는 사이 ‘진정성’이 남기는 여운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진짜’의 힘은 과거에도, 현재도 늘 강력한 무기”라고 예능 트렌드의 배경을 분석하면서 “다만 처음의 에너지를 계속해서 끌고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프로그램일수록 장치들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치 ‘짜인 것’처럼 느껴질 때 반감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상황을 끌고 나가는 제작진의 역량이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장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