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 ‘짧은 다짐’ [Z를 위한 X의 가요㊱]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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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톱10’ 1994년 12월 3주 : 김원준 ‘짧은 다짐’

◆가수 김원준은,

고교 시절 아마추어 밴드 쥬크박스를 결성해 활동했고,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해 재학 중 메탈 그룹 라스트신(Last Scene), 통기타 클럽 예음회 등에도 몸담았다. 그러던 중 제일기획에서 개최한 오디션에서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가요계에 데뷔한다. 이 오디션에서 김원준은 자작곡 ‘모두 잠든 후에’를 불렀다. 오디션 합격 45일 만에 CF모델과 가수로 동시에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1992년 발매한 데뷔 앨범 타이틀곡인 ‘모두 잠든 후에’가 가요차트 17회 1위를 차지하면서 데뷔부터 ‘초대박’을 터뜨렸다. 이후로도 ‘언제나’ ‘너 없는 동안’ ‘세상은 나에게’ ‘넌 내꺼’ ‘쇼’(Show) 등의 대표곡을 냈다. 대표적인 ‘비주얼 때문에 인기가 많다’는 선입견의 피해자다. 외모도 훌륭했지만 데뷔부터 작사, 작곡을 해 온 싱어송라이터이고 대부분의 곡은 자작곡이다. 가수로서는 물론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하고 여러 광고 모델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패션유행을 일으킬 정도로 1990년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스타다.

일정 기간 쇠퇴기를 맞기도 했지만 드라마와 교양,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MC를 맡는 등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보컬로 참여한 밴드 베일(V.E.I.L), 배기성·최재훈·이세운과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M4, 1인 프로듀싱 빈방프로젝트 등으로 가수로서 활동도 이어갔다. 현재는 ‘천하제일 in 건강’ ‘아빠는 꽃중년’ 등에 출연하고 있고, 신안대학교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KBS

◆‘짧은 다짐’은,

김원준의 인기가 최절정에 달했던 1994년에 발표한 3집 앨범의 후속곡이다. 골든컵까지 안긴 타이틀곡 ‘너 없는 동안’의 신드롬급 인기에 힘입어 후속곡인 ‘짧은 다짐’ 역시 선전했다. 이 곡은 김원준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당시 유행하던 록 사운드에 김원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 서정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곡의 발표 당시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가수 완즈(WAND)의 곡과 일부분이 흡사하다는 의혹이 나온 것인데, 김원준은 두 곡 모두 같은 샘플링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방송에서는 문제가 된 부분의 멜로디를 수정해 편곡한 ‘방송 버전’으로 활동했다.

다만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짧은 다짐’은 김원준의 대표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3집 앨범은 ‘너 없는 동안’의 폭발적인 인기와 ‘짧은 다짐’의 선전에 힘입어 14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김원준을 최고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앨범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