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미 하원의 보고서가 23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 하원 윤리위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윤리위는 37쪽 분량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게이츠 전 의원이 하원 규칙, 주 및 연방법 등에서 금지한 성매매, 의제 강간, 불법 약물 사용, 선물 수수 및 특권·특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게이츠 전 의원은 현직 연방 하원의원이던 지난 2017년 7월 플로리다주의 한 로비스트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기를 마친 17세 여성 A씨와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플로리다주에서 법적으로 성관계 동의가 가능한 연령은 18세다.
현재 24세인 A씨는 "게이츠 전 의원과 다른 파티 참석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적어도 한번 성관계를 가졌다"며 "이후 현금 400달러를 받았는데 성관계 대가로 이해했다"고 위원회에 밝혔다.
A씨는 당시 성관계 전에 '엑스터시'를 먹었으며 게이츠 전 의원도 그날 밤에 코카인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게이츠 전 의원은 첫 성관계 후에 한 달이 넘을 때까지 A씨가 미성년자란 사실을 몰랐다는 증거를 입수했으나, 의제 강간은 엄격한 범죄로 게이츠 전 의원이 A씨의 나이를 알았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불법"이라고 밝혔다.
또 게이츠 전 의원이 A씨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안 뒤에도 연락했으며, A씨가 18세가 된 지 6개월도 안 돼 성매매를 위해 다시 만났다고 적시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이외에도 2017~2020년 파티, 여행 등에서 모두 12명의 여성에게 총 9만 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성매매를 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는 제3자를 통해 지불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21세 여성은 게이츠 전 의원과 성관계를 하고 750달러 수표를 받았는데, 게이츠 전 의원은 수표의 메모난에 '학비 상환'으로 적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게이츠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바하마 여행을 다녀왔으나 자신이 숙박·항공비를 냈다는 증거를 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의료용 마리화나 산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도된 이 여행에는 6명의 여성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리위는 게이츠 전 의원이 연방 성매매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충분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도 이 혐의에 대해서 조사했으나 게이츠 전 의원을 기소하지는 않았다.
앞서 공화당 내 강경파이자 친(親)트럼프 인사인 게이츠 전 의원은 지난 11월 트럼프 당선인에 의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그러나 성 비위 관련 의혹 등으로 상원 인준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자진 사퇴했다. 그는 장관 후보로 내정된 후 하원의원도 사퇴했다.
하원 윤리위의 경우 통상 전직 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과 공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