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금 여야정협의체라는 게 있나"…26일 '발차' 앞두고 좌초 위기?

전날 원내대표 회동서 합의됐지만…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관련 질문에

"지금 여야가 있느냐" 불편한 기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현장 방문 후 열린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정협의체가 당장 오는 26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야가 있느냐" "여야정 협의체가 있느냐"라며 현 정국 흐름에 대한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오전 민주당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이날 간담회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여야정협의체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느냐'란 질문에 "지금 여야정협의체라는 게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뿐만 아니라 박찬대 원내대표가 앞서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을 예고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지금 여야가 있느냐"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여야정협의체가 양당 당대표의 참여 하에 발차하되, 발차한 뒤에는 원내대표급으로 급을 조정해 진행하자는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합의 다음날 곧바로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 개시를 알리면서, 협의체의 원활한 가동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 대행의 발언으로 인해서, 여야정협의체가 26일로 예정됐는데 그것이 과연 잘 될 수 있을까 심각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와 헌법재판관 임명 등 야당의 요구와 관련해 "여야가 타협안을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부탁했다. 이날은 민주당이 내란·김건희특검법 공포 등을 요구한 '데드라인'인데, 사실상 야당의 요구사항을 거부하면서도 여야 협상을 요청하는 역제안을 한 셈이다.

이와 관련 윤 원내대변인은 "한 대행이 여야정협의체를 국민이 요구하는 결정을 회피하겠다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오늘 입장으로 분명히 밝혀진 것이 아니냐"라며 "그런 입장에서 거기에 장단을 맞춰줄 필요가 없단 의견이 (당내에서) 강하게 형성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