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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제 과제 산더미인데…최상목, 정치 족쇄 풀어낼 선택은


입력 2024.12.31 13:16 수정 2024.12.31 13:16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수출·내수 경제 복합 위기 시기

특검법·헌법재판관 결정 임박

‘탄핵 위기’ 놓인 최 권한대행

정치적 선택에 경제 운명 달려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데일리안 DB

새해를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 경제 정책 최고 수장(首長)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내년부터 경기 회복을 위해 예산 투입을 집중해야 할 시점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여러 정치적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오후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내란 일반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쌍특검법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한이 내년 1월 1일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재의를 요구하려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 문제도 남았다. 야당은 최 권한대행이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쓰거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상태다.


최 권한대행은 이번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현직 경제부총리이자 전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다. 그는 건전재정을 중심으로 한 이번 정부 경제 정책 기틀을 짜고 실행에 직접 관여한 인물이다. 만약 그가 정치적 선택을 이유로 탄핵을 당하면 한국 경제는 사실상 ‘리더’를 잃게 된다.


한국 경제는 ‘복합 위기’ 상황이다. 11월 기준 산업생산은 석 달 연속 감소했고, 건설공사 실적 역시 7개월째 내리막이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에 육박하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2년 넘도록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수는 물론,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갈수록 악재가 쌓인다. 특히 1월 20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보편관세 등으로 한국 기업 수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수출에 유리한 강달러 상황마저 수출액 증가보다 원재료 수입에 따른 손해가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금 우리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위기가 복합된 거대한 위기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며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경기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또한 “기업들이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속한 국정 안정화가 절실하다”며 “민생과 경제와 관련된 정책만큼은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발목을 잡는 현실에서 최 권한대행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쌍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 모두 추측만 난무한다.


다만 누구보다 경제 위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최 권한대행이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속도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게 최 권한대행 자신이다. 내년 예산을 1분기에 최대한 쏟아내려는 것 또한 이런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현재 경제 위기는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최 권한대행이다.


이 때문에 최 권한대행은 이런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일부 언론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에 관한 최 권한대행의 의중을 알 수 있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할 당시 “불확실성을 빨리 끝내려면 헌법재판관 임명은 하셔야지 않겠나”고 설득했다고 한다.


당시 최 권한대행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낸 것엔 다 근거가 있을 테니, 그 판단을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권한대행 체제가 또 탄핵 소추를 당하면 불확실성만 커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또다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회생 불가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공은 최 권한대행에게로 넘어간 상태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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