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업권 5위 안착…증권사 중 최초
작년 말 조직개편 등 서비스 확대
현대차·한국·삼성證 등도 경쟁력 강화
최근 퇴직연금 시장 내 실물이전 실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업계 운용 규모 1위인 미래에셋증권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29조1945억원으로 전년(2023년) 대비 22.9% 늘어났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전체 사업자(은행·보험·증권) 가운데 5위로 올라섰다. 증권사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래에셋증권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현대차증권의 17조5151억원을 기록하며 4.2% 증가하는 데 그쳤고 3위 한국투자증권(15조8148억원)과 4위 삼성증권(15조3857억원)도 각각 9.2%, 9.0% 늘어나며 한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은행권에 쏠려있던 퇴직연금 자산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초격차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퇴직연금 갈아타기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말 가입자가 기존 운용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는 제도인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계좌를 이전하려면 기존 상품을 매도한 뒤 재매수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했는데 이를 쉽게 개편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뿐 아니라 퇴직연금 상품을 보유한 모든 금융업계가 실물이전 규모에 주목했다”며 “증권사는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최근 관심이 높은 ETF 등에 투자하기 쉽고 원리금 보장과 비보장 상품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증권사 간의 퇴직연금 고객 유치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연금 1·2 부문을 연금혁신부문, 연금RM 1·2·3부문 등 4개 파트로 늘렸다. 연금RM3부문과 연금혁신부문을 신설했고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대차증권 또한 작년 말 확정기여형(DC) 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기존 확정급여형(DB) 중심 운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 2023년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장외채권 직접매매 서비스도 지원하는 등 투자 범위를 선제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엠팝’(mPOP)을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업계 최초로 별도의 연금센터를 신설하는등 고객 편의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증권업권 적립금이 크게 성장하면서 증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당분간 업계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