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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침체 ELW…커지는 규제 완화 목소리


입력 2025.02.04 07:00 수정 2025.02.04 07: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일 평균 거래 988억…14년만에 10분의1로 ‘급감’

현재 한국證 홀로 발행…작년 KB·미래에셋 중단

“레버리지 투자 수요 여전…투자 진입장벽 낮춰야”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고수익을 위해 각종 상품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식워런트증권(ELW)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ELW 시장에 대해 지나친 규제를 하면서 증권사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0년(1조680억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ELW는 개별주식 또는 주가지수와 연계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사거나(콜) 팔 수 있는(풋) 권리를 매매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다.


특히 가격의 방향성에 베팅하고자 할 때 개별 주식을 사는 것보다 적은 투자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편 시장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방어하는 헷지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매력에 지난 2005년 처음 도입된 ELW는 한때 함께 증권 상품으로 묶이는 ETF와 ELS 대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졌다. 실제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011년 1조2857억원에서 2012년 2416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매년 10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발행사이자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해야 하는 증권사조차 일제히 발을 빼고 있다. 지난 2010년 당시 24곳에 달했던 ELW 발행사는 현재 한국투자증권 1곳만 남은 상태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 KB증권도 ELW 발행사로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해 6월 KB증권이 ELW 발행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작년 9월 부로 지수형 ELW 발행을 중단했다.


지난달 16일 ELW 257종목을 신규 상장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국내시장에서만 사업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지난해부터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 ELW를 상장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ELW 시장의 생명력이 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불공정거래,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등을 이유로 LP의 호가제출을 기준가격의 8~15%로 제한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최초 투자 시 1500만원 이상의 기본 예탁금을 요구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ETF 시장이 200조원 돌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충분한 가운데 ELW 관련 규제를 완화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ELW 규제강화 이후 해외 파생상품, 가상자산 등 고(高)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기본예탁금 제도를 완화하는 등의 운용·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춰 ELW 시장 회복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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