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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정부, 트럼프발 관세 전쟁 대응 고심


입력 2025.02.11 10:55 수정 2025.02.11 11:07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美,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내달 부과

EU 등 겨냥한 ‘상호관세’ 적용 언급까지

대외 불확실성 지속↑…정부, 예의주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 전쟁이 심화하면서 우리나라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가 관세 정책이 일부 국가를 겨냥한 것뿐만 아니라, 일부 품목으로까지 확대하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3월 4일부터 부과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관세에 대해선 예외나 면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철강·알루미늄 뿐만 아니라 자동차·반도체·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미일 정삼회담 전후로 ‘상호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상호관세는 특정 국가와 특정 품목에 대해 똑같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확전되는 글로벌 관세 전쟁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25% 부과는 3월 4일부터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 적용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관세 인상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보편관세를 10~20%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엔 중국을 상대로 관세 10%를 인상했다. 지난 4월부터 미국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10% 관세를 부과했다. 이미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던 평균 20% 관세율이 평균 30%로 인상됐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즉각 맞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관세, 원유·농기계·대형차·픽업트럭에는 10% 관세를 더 물리겠다는 것이다.


캐나다·멕시코 상대로도 보편 관세를 압박한 바 있다. 앞서 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후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는 3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인상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전체를 관세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EU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대강으로 대치국면이 흐르고 있는 분위기다.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철강·상호관세를 현실화할 경우 유럽 기업과 근로자, 소비자를 부당한 조처에서 보호하기 위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평택항 수출입 부두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한국


트럼프 발 관세 전쟁은 한국이 직접적으로 겨냥되진 않았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현 관세 전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미국의 관세 조처는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하나인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해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향후 여기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철강을 미국에 추출하고 있다. 우리기업은 지난해에만 281만t을 수출한 바 있다. 관세가 부과된다면 수출 철강 가격이 올라 대미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알루미늄박 미국 수출량도 전체 수출 가운데 38%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한국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 불확실성에 우리 정부 ‘예의주시’


관세 전쟁 등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에 우리 정부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열린 대외경제현안감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및 상호관세 부과 언급 관련 상황 파악과 대응 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10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산업부는 회의에서 “주미 공간을 비롯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네트워크를 총력 가동해 미국 측 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동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11월에는 트럼프 관세 인상이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최근 관세 정책이 상당히 빠르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오고 나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오히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통상 갈등이 더 격화되는 등이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경제성장률 하방 요인으로 더욱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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