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한투證, 잇달아 딜 수주 발표
하나반도체홀딩스 등 추가 주관 소식 이어질 듯
경쟁사들, 온라인 청약 도입 등 경쟁 본격화
최근 공개매수 시장이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연초부터 증권사들이 딜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는 NH투자증권이 축적된 트랙 레코드를 기반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나타낸 가운데 올해는 경쟁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면서 시장 내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NH투자증권에 밀려 공개매수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해진 경쟁사들이 올해는 실적 쌓기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작년 1건에 그친 한국투자증권이 연초부터 공개매수 주관을 발표하면서 올해 내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조광ILI에 진행하는 대유에 대한 30억원 규모 공개매수를 주관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규모는 130만4347만주(5.28%),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다. 공개매수 후 조광ILI의 대유 보유지분 규모는 22.05%(544만9641주)에서 27.33%(675만3988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대유는 조광ILI의 자회사로 지난 2023년 발생한 김우동 전 조광ILI·대유 대표의 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현재 두 종목 모두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번 공개매수는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이전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안정적 매수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작년 공개매수 점유율 1위를 기록한 NH투자증권 또한 마수걸이에 성공한 상황이다. 지난 6일 NH투자증권은 코스메카코리아가 경영권 안정 목적으로 진행하는 잉글우드랩 공개매수를 주관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지난 6일부터 오는 26일까지다. 공개매수 후 코스메카의 잉글우드랩 지분은 44.08%(875만8468주)에서 55.08%(1094만3934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렇게 연초부터 공개매수 소식이 연이어 나오면서 올해 공개매수 시장이 작년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7건(공개매수신고서 제출 기준)에 불과했던 공개매수 건수는 2023년 19건, 작년 26건으로 빠르게 늘었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지난 2023년 8건(42%) 2024년 15건(58%)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향후 추가 딜 소식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반도체홀딩스는 분할 후 지주회사 성립을 위해 올해 내 신설회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OCI는 동일한 방식으로 OCI홀딩스를 설립하고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했다.
아울러 최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티웨이항공 등 또한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대주주들이 공개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서 주주환원책에 부담을 느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만 해도 7개사(쌍용씨앤이, 티앤아이, 락앤락, 커넥트웨이브, 제이시스메디칼, 신성통상, 비즈니스온)가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이 잇달아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 점유율 1위를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대주주 지분을 매수할 때 증시 내 유통되고 있는 주식도 함께 사야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 거론되는 등 공개매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울러 공개매수 이후에도 인수금융 등 추가 일거리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요 증권사들 모두 딜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