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지난해 부결된 동의안 의안번호만 변경해 제출
김태형 도의원 "'분양주택 구입 대출 상품' 여전히 없어"
오는 20일 본회의 최종 통과시 '김동연표 주택정책' 첫 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적 주택정책으로 추진되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대한 사업동의안이 17일 소관 상임위인 도시환경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수 개월 간의 숙려기간에 불구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주택대출상품 등 부족한 부분이 지적돼, 본회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도시환경위는 이날 제382회 임시회 제3차 회의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지난해 상임위에서 통과한 안건이었다는 점이 반영돼 큰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안건 심의에 앞서 김태형 의원(민주 화성5)이 건의한 부분들은 향후 본회 통과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형 의원이 지난 12월 제38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같은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었고, 표결에서 1표 차이로 부결됐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날 발언을 시작하면서 GH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직전 회기 본회의에서 사업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다수의 의원님들의 반대와 기권으로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GH는 동의안의 일부 오탈자 수정 외에는 어떠한 내용의 개선이나 사업 구조 변경 없이 이번 회기에 안건으로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실제 GH가 제출한 동의안은 의안번호기 1380번에서 1711번으로 바뀌고, 일부 오타만 수정된 채 그대로 제출됐다. 지난 회기에서 지적됐던, 분양 주택자금 구입 대출 상품 등 제도적 장치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실시한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B/C가 기준치인 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67로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GH에서는 공공분양 사업이기 때문에 주거사다리 실현 등 공공성 제고를 위해B/C 값과 관계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급 예정인 총 600호 중 60%에 해당하는 360호가 민간 건설사와 동일한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공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상임위에서 지적해주셨던 지분적립형 분양 주택자금 구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아직도 마련되지 못했다"고 했다. 자기자본이 부족한 경우 분양을 받은 후 대출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충당한 후 갚아야 되는데, 지분적립형의 경우 등기를 낼 수 없어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GH측은 동의안에 대해 의회가 승인을 하면 HF 등과 대출상품 협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 의원은 "GH는 공급 시점까지 대출상품이 마련될 수 있다고 구두로는 설명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공식적인 계획서나 문서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여건 속에서 의회가 선제적으로 사업을 의결하는 것은 도민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조성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했다.
이어 "의회가 먼저 사업 의결을 해주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얘기하는 GH의 배짱 장사는 의회를 경시하는 무책임한 행태이자, 도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도민 주거 안정을 위해 사업 추진 방식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주택구입 대출 보증상품을 HF 외 경기도신용보증재단을 활용한 '경기도형 대출 보증상품' 마련 △ A17블록 공급물량의 100%를 지분적립형 분양 방식으로 전환 등이다.
김 의원은 "GH가 주거사다리 실현을 위해 B/C값과 관계없이 공공서을 살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현행 방식대로 공급물량의 약 60%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하는 것은, GH 주장과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GH 이종선 기회경제본부장은 김 의원이 제안한 두가지 안에 대해 당초 '모두 불가'하다고 했으나, 이어진 의원 질의 토론에서 대출상품에 대해서는 당초 입장을 변경했다. 공급물량의 변경에 대해서는 일반분양에서 나오는 이익금을 임대주택 건설에 활용해야 하기에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먼저 유영일 의원(국힘 안양5)이 지난 회기에서 제기했던 'HF와의 대출보증상품 마련'과 신보와의 협의와 관련해 질문하자 이 본부장은 "못한다. 경기신보는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들을 대출하는 곳이다. 저희가 필요한 주택담보대출을 할 지 개인담보대출을 할 지 신보의 조례나 정관상에 문제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신보와의 협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김태희 의원(민주 안산2)이 대출 상품 관련 "기재부나 국토부에 공문으로 요청한게 있나"고 묻자 "공문상으로는 한 게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다시 "정부차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어렵지 않나. 힘을 내셔서 하는게 아닌것 같다"고 하자 이 본부장은 "신보하고 접촉도 하고 그런 부분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백현종(국힘 구리1) 도시환경위원장은 안건이 통과된 후 "요즘같은 경우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주택시장을 끌고가고 있다 판단한다. GH나 경기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중앙정부나 국토부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며 "오늘 12분이 한분도 안빠지고 자리에 계셨다. 의결된 취지에 맞게 본회의 남았지만 잘 좀 행동하고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GH가 제출한 '경기주택도시공사 광교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이 오는 20일 제38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김동연표 주택정책'이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