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업무성과를 e메일로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해고를 위협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성을 들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머스크의 조치를 두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가 일하는지를 알아내려 하고 있다”며 “지난주에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은 실제로 일을 하는지를 묻는 것이고, 답변하지 않는다면 절반쯤 해고되거나 아예 해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22일 인사관리처(OPM)을 통해 연방공무원 전체에 보낸 e메일에서 지난주에 한 일을 5개로 정리해서 이날 밤 11시59분까지 제출하도록 했으며, 답변을 보내지 않을 경우 사직으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와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국가정보국(DNI) 등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은 직원들에게 대응하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지금은 (이메일에 관한) 답변을 보류하고, 추가 정보가 요구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며 머스크의 요청을 무시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도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에서 "업무의 민감성 및 기밀 수준을 고려할 때 정보기관 근무자들은 e메일에 답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인사관리처는 e메일 답신이 자발적인 것으로 인사 조치와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안내했다고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인사관리처가 각 연방기관 리더들에게 “머스크의 e메일을 무시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행정부 내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은 머스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통령의 재량으로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두 번째 시한까지 답변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